[김승혜 기자]16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의 증인으로 출석한 '비선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주요 인물들과의 관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또 최씨의 혐의에 대해 폭로하고 있는 고영태(41)씨의 말은 ‘모두가 거짓'이라고 발끈했다. 특히 최씨는 유독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에 대한 극도의 분노와 적개심을 드러냈다.

고씨가 언론 등에서 밝힌 진술은 ‘조작’이라고 맹비난했고, 고영태씨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는 아예 “고영태와 관련된 내용이어서 답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최씨는 이날 오전 진행된 증인신문에서 고씨와 관련된 질문에 대해서는 단 한 번도 시인하지 않았다. 최씨는 고씨와 관련된 질문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고영태의 진술은 조작이어 답변할 수 없다”, “오래 돼서 기억나지 않는다”, “(고씨의 증언은)신빙성이 없다”고 답했다.

최 씨는 이날 국회 소추위원 측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의상을 제작했던 서울 강남구의 의상실에 대해 “그 의상실은 고영태 명의로 임차했고, 고영태 진술 의하면 증인(최순실)이 보증금 2000만원 월세 150만원을 냈다는 것이 맞느냐”는 질문했다. 이에 대해 최씨는 “고영태 증언은 진실이 없기 때문에 여기서 대답하기 곤란하다”고 답했다.

또 “당시 의상실 직원 네 명의 급여가 1500만원쯤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것을 증인이 지불했느냐”고 묻자, “고영태 진술은 신빙성 없고 이미 계획된 걸로 제가 봐서 고영태 진술에 대해 답할수 없다”고 말했다.

고영태와 관련된 부분만 나오면 최씨가 무조건 답변을 거부하자 소추위 측은 “고영태 진술을 묻는게 아니라 객관적 사실 묻는 것”이라고 다그치기도 했다. 그러자 최씨는 “(고영태와 관련된 사안은)오래 돼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최씨의 집에서 노태강 문화체육부 국장 관련된 메모가 나온 이유에 대해 묻자 “고영태… 이런 사람이들이 문서라고 갖다놓고 한 것에 대해선 저는 다 신빙성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고영태가 진술한 내용을 모두 ‘허위’라고 몰아붙인 것이다.

또 해외 여행 때 고씨가 관세청으로부터 편의를 제공 받도록 도와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답했고, 또 고씨와 관세청 직원을 청담동 커피숍에서 만나게 해준 게 사실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고영태 말은 진실성이 없기 때문에 하나도 대답할 수 없다”고 답했다.

최씨의 거듭된 부인에 소추위원 측이 ‘그럼 이상기씨(관세청 과장)를 만난 적 있으냐’고 묻자 최씨는 “대답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왜 답변을 못하느냐’는 질문에 “고영태 이야기(를 근거로 질문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고씨와 관련된 것이라면 ‘부인’ 수준을 넘어 아예 ‘답변’ 자체를 거부하는 태도를 보였다.

한편 이날 증인심문을 지켜 본 한 법조관계자은 “최씨의 진술은 법률가의 조언을 받은 듯하다”며 “고영태 관련 발언도 철저히 계산된 부분이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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