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 기자]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재벌은 조폭”이라는 소신 발언으로 눈길을 끈 주진형 전 한화증권 사장<사진>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주 전 사장은 1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구속할 경우 기업 이미지 추락 등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상당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삼성은 오히려 이재용 씨가 없으면 삼성은 더 잘 굴러갈 것”이라고 꼬집었다.

주진형 전 사장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경제가 어렵기 때문에 재벌 총수를 구속해선 안 된다’는 얘기는 오래된 레코더이고 국민들도 이제 더 이상 그런 주장을 믿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능력이 있어서 올라간 게 아니라 아버지 덕분에 올라간 사람이 없다고 해서 그 기업이 잘 굴러가지 않겠나”라고 이 같이 말했다.

또한 “삼성그룹의 이미지는 이미 추락했다. 구속이 되느냐 안 되느냐 때문에 더 기업 이미지가 추락할 일은 없다”며 “만약에 기업 이미지가 추락하는 것을 신경 썼다면 그런 나쁜 짓을 하지 말았어야 한다”고도 비판했다.

주 전 사장은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하는 이유로 “범죄가 중하면 우리나라 구속하는 관행을 여전히 갖고 있다. 이재용 씨한테만 특혜를 줄 일은 아니다”라며 “제일 중요한 것은 증거인멸의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 등 재벌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것에 대해 “삼성이 가야 될 길은 결국 능력도 없는 사람들이 자꾸 자리 차지하려고 하지 말고 전문경영인한테 넘기고 자기(총수일가)는 이사회에 멤버로서 경영진을 감시하는 역할 정도만 하면 제일 좋을 것 같다”며, 전문경영인 체제 확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예를 들면 도요타 같은 경우에 도요타 사람들은 자기지분이 0.1%밖에 안 된다. 그렇지만 능력이 되는 자식들이 있으면 한 번씩 사장을 하고 또 그럴만한 사람이 아직 없으면 전문경영인이 10년이나 20년씩 하지 않나. 그러면서 최고의 기업이 됐다”며 “일본만 하더라도 이런 식으로 계속해서 총수의 자식들이 대대손손 경영권을 쥐고 흔드는 풍속은 없어진지가 오래 됐다”고 지적했다.

유력 대선주자들이 제시한 재벌개혁 방안과 관련해선 “사실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기존에 있는 법이라도 확실하게 지키도록, 범법을 저지르면 그 사람을 확실하게 끌어내서 감옥에 집어넣고 다시는 그 기업의 총수라든가 이사회 멤버로도 근처에 오지 못하게 하는 것, 그것 하나만 제대로 우리가 해도 우리나라가 이렇게 안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주 전 사장은 이 부회장의 구속 가능성에 대해 “도주위험 말고 증거인멸의 위험이 있다”며 “이재용 씨한테만 특혜를 줄 일은 아니다“라고 했다.

박영수 특검팀은 이날 오후 이 부회장에 대해 뇌물공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국회에서의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 위반(위증) 등 혐의를 적용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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