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구속 여부를 결정하는 영장 실질심사가 20일 열리는 가운데 심리를 맡은 성창호 부장판사(41·사법연수원 25기)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성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서울법원종합청사 321호 법정에서 두 사람을 상대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다. 성 부장판사는 양측의 주장과 기록을 토대로 이르면 이날 밤 구속 여부를 결정한다.

성 판사는 지난 17일 김경숙 전 이화여대 신산업융학대학장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한 장본인이다. 지난해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에게 퇴진 압력을 행사한 혐의 등을 받았던 조원동 전 경제수석에 대해 청구된 영장은 기각해 '친박 판사'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기각 사유는 "통화 녹음 파일을 포함한 객관적 증거 자료와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에 관한 피의자의 주장 등에 비추어 보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앞서 지난해 9월에는 2015년 11월 민중총궐기에서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숨진 고 백남기 농민에 대한 부검영장을 발부해 유족과 야권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당시 조건을 단 영장 탓에 정치권을 비롯한 사회 각계각층에서는 그 해석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기도 했다.

성 부장판사는 한 차례 법원에서 기각된 부검영장의 재심리를 맡아 유족 측 입장을 고려한 장소·방법 등에 대한 조건을 달아 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대우조선해양 비리사건과 관련, 남상태 전 사장(67)과 김갑중 전 부사장(62),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스 전 대표(59) 등 핵심 책임자들을 구속했다. 또 옥시레킷벤키저의 가습기살균제 실험을 조작한 혐의로 호서대 유모 교수(62)도 구속했다.

성 부장판사는 부산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 재학 중 사법시험(35회)에 합격했다. 1998년 서울대 법대 대학원을 수료하고 2005년 미국 조지타운대학교 로스쿨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공군 법무관과 서울지법 남부지원 판사, 서울지법 판사, 창원지법 판사, 창원지법 통영지원 판사, 수원지법 판사, 서울고법 판사 등을 거쳐 지난해 2월부터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전담 업무를 맡고 있다.

성 부장판사는 특히 법원행정처 인사관리심의관과 인사심의관, 대법원장 비서실 판사 등으로 세 차례 핵심보직을 거치는 등 법원 내 엘리트로 꼽힌다.

지난 19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조의연 부장판사(24기)보다는 1기수 아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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