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 '출판계 거목'으로 통하는 출판사 민음사 그룹의 박맹호 회장이 22일 오전 0시 4분에 별세했다. 향년 84세.

고인은 1933년 충북 보은 비룡소에서 태어났다. 1946년 청주사범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살았던 비룡소는 이후 민음사의 아동·청소년 서적 브랜드의 이름이 됐다.

1952년 서울대 문리대 불문과에 입학한 고인은 1953년 '현대공론' 창간 기념 문예 공모에 '박성흠'이란 필명으로 응모해 단편 '해바라기의 습성'이 당선되면서 문학청년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195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소설 '자유풍속'을 응모했지만, 자유당 정부를 풍자한 내용이 문제가 돼 탈락했다. 이후 이를 안타까워한 한운사 당시 한국일보 문화부장의 청탁으로 한국일보 일요판에 소설 '오월의 아버지'를 실었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이후 문학청년 생활을 이어가면서 국회의원에 출마한 부친(박기종)의 선거운동을 도우며 지냈던 고인은 1966년 5월 서울 종로구 청진동 옥탑방에서 민음사를 창립했다.

인도 사람이 쓴 책을 일본 작가 오카 마사히로가 일본어로 번역한 것을 다시 신동문씨가 한글로 옮긴 '요가'가 처음 펴낸 책이다.

이 책은 2만부 가까이 팔리며 화제가 됐다. 이후 5000종이 넘는 책을 내놓으며 한국 출판계의 산 증인이 됐다.

유족으로는 부인 위은숙 씨와 상희(비룡소 대표이사)·근섭(민음사 대표이사)·상준(사이언스북스 대표) 씨를 남겼다. 빈소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 발인 24일 오전 6시, 장지 경기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 묘봉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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