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호 기자]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대통합정부, 개혁공동정부'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러면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비대위 대표에게 공동정부 구성을 위해 준비위원회 위원장을 제의했다.

안 후보는 28일 "새 정부는 대통령 안철수의 정부가 아니다. 새 정부의 주인은 국민"이라며 집권 시 공동정부 구성 계획을 밝혔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한 뒤 "새 정부는 대통합정부, 개혁공동정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공동정부 구성을 위해 준비위원회를 당 외에 별도로 설치할 계획이다. 위원장직은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김 전 대표에게) 개혁공동정부 준비위원회를 맡아달라고 부탁을 드렸다"며 "함께 개혁공동정부에 대한 부분들을 의논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안 후보는 아울러 "당내에서 같은 당내 사람들과 꾸리는 통합정부위와는 다르다"고 발언, 자신의 공동정부 준비위와 문재인 민주당 후보의 통합정부추진위와의 차별점을 강조했다.

그는 공동정부 구성 대상으로는 "국민을 위한 개혁과 협치에 동의하는 모든 정당, 정치세력과 함께 하겠다"고 했다. 다만 "탄핵 반대세력과 계파 패권주의 세력과는 함께 하지 않겠다"며 거리를 뒀다.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 주류 세력과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또 "책임총리, 책임장관제를 통해 국가개혁과제를 내각이 주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책임총리는 국회의 추천을 받아 지명할 것"이라며 "협치를 위해선 여야 정당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 책임총리는 정당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 지명하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아울러 "정당 간 상설협의체를 만들고 국무총리실에 국정과제실을 설치해 그 이행 과정을 국민들께 투명하게 보고 드리겠다"고 했다. 이어 "우선 각 후보자들의 공약을 검토하고 각 정당과 협의해 공동 국정과제를 선정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8년 6월 국민투표를 통한 개헌 추진 방침도 재차 밝혔다. 안 후보는 "모든 쟁점사항을 열어두고 국민의 뜻을 합리적으로 수렴하겠다"며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을 없애는 권력구조가 합의되면 저도 거기에 따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3년 임기단축 개헌 추진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국회에서 국민들의 의사를 반영해서 결정이 되면 전적으로 거기에 따르겠다"고 답했다.

한편 그는 차기 정부 우선개혁과제로 대통령 권한 축소와 청와대 개편을 꼽았다. 그는 특히 "청와대 나쁜 권력의 상징인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겠다"며 "검찰 등 권력기관 통제 기능을 완전 폐지하고 인사검증 기능은 다른 수석실로 이관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자신이 공약했던 대통령 집무실의 청와대 비서동 이동을 비롯해 ▲청와대 비서실 축소 ▲내각 중심 국정운영 ▲정무수석 역할 국회 중심으로 대폭 조정 ▲국회 검찰개혁추진기구와 정부 간 협의로 검찰개혁 및 사법기관개혁 조속 추진 등을 공언했다.

 
한편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비대위 대표는 이날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로부터 지원요청을 받은 것과 관련해 "다음 정부가 통합정부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의견이 맞으면 수용할 수 있다"고 수락 의사를 내비쳤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서울 구기동 자택 앞에서 기자와 만나 '안 후보 측에서 통합정부위원장을 맡기로 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김 전 대표는 안 후보를 돕기로 최종 결정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은 모른다. 안 후보가 잠시 후 당사에서 통합정부 구상을 발표하는 것을 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나라가 이상한 상황에 놓여있는데, 다음 정부가 정상적으로 발전할 터전을 만드는 데 기여해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 요청에 응하겠다고 결심한 계기가 무언인가'라는 질문에는 "그동안 내가 쭉 주장해온 것이 있기 때문에 이를 수용한다는 것을 전제로 내가 (일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당 입당여부에 대해서는 "입당은 안 한다고 계속 얘기하지 않았느냐"고 말했고, 당적 없이 통합정부 준비에 역할을 하느냐고 묻자 "예단하지 말고 지켜보라"고 답했다.

안 후보와 '3년 임기단축 개헌'에 의견일치를 본 것이냐는 물음에는 "안 후보가 발표하는 것을 보면 알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 측에 합류할 경우 이후 역할에 대해서는 "통합내각 구성에 대해 협의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각 구성원으로 들어가는 거냐'라고 묻자 "어떻게 들어가겠나. 내가 (내각을) 만들고 내가 들어가는 그런 바보 같은 사람이 어딨나"라고 반문했다.

차기 정부에서 국무총리직을 제안받았는지에 대해서는 "무슨 총리를 제안받느냐. 내가 총리를 하고 싶어서 이런 일을 하는 줄 아느냐"며 "나는 자리를 전제로 하고서 일을 하지는 않는다. 자리가 탐이 나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함께 통합정부를 구상했던 정운찬 전 국무총리나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 등도 합류할 수 있는지를 질문하자 "여러 사람이 필요한 일이 아니다. 그 사람들하고 나는 별로 관계가 없다"라고 답했다.

자유한국당이나 바른정당 인사들과도 통합내각을 꾸릴 수 있느냐는 물음에는 "그건 앞으로 진전되는 상황을 봐야 한다. 미리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민주당 문재인 후보에 유리한 판세를 안 후보가 뒤집을 수 있다고 보느냐고 질문하자 "전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라며 "국민의 마음을 어떻게 사느냐 하는 것은 오늘 발표를 보면 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 발표를 보고 나서 오후에 여의도에서 내 입장을 자세히 설명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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