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정권수립일인 9월 9일(9·9절)에 신형 ICBM 도발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31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한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건국기념일인 9월9일에 북한을 공습하겠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한국경제에 따르면 일본 시사잡지 슈칸겐다이(週刊現代)는 8월7일자 최신호(사진)에서 7월 말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 간 전화통화 대화록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미·일 정부는 ‘양국 정상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결코 용인할 수 없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만 공개했었다.

슈칸겐다이 보도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종일관 격앙된 상태에서 직설적인 발언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지난 주말 ICBM을 시험 발사했는데, 조만간 핵탄두를 탑재한 ICBM을 실전배치할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미국의 크리스마스를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했는데 실제로 미국에 직접적인 위협이 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북한에 대해 경제 제재, 직접 협상, 군사공격, 정권 전복 등 여러 옵션을 고려했고 주로 경제 제재를 중심으로 중국의 영향력 행사에 의지해왔다”며 “하지만 시진핑(중국 국가주석)은 나를 만족시키지 못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이어 “북한의 건국기념일이 9월9일이라고 하는데, 북한 주요 간부들이 김정은 앞에 도열한 기념행사가 열릴 터이고 그런 현장을 때려버리는 것이 (문제를) 한 번에 처리하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격한 어조로 강조했다.

“김정은이 거기에 있건 없건 상관없으며 (북한 공습이) 놈들에게 우리의 뜻을 알리는 방법”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동의 이슬람국가(IS)가 격멸 상태인 가운데 다음 위협은 이란과 북한”이라며 “둘 중 누구를 먼저 손댈 것인가 하면 북한이고,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은 그냥 두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이 북한을 타격할 때 일본도 협력했으면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북한이 시험 발사한 ICBM이 일본 영해에 떨어졌고 이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미·일 안보조약과 일본 법률 범위 내에서 협력할 것은 협력하며 우선적으로 자위대와 미군의 공동 군사훈련을 강화하자는 구체적인 방법도 제시했다. 다만 아베 총리는 “(북한 공습에는) 동맹국인 한국도 같이 제휴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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