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메이카의 우사인 볼트(왼쪽)가 남자 400m 계주 결승전 전날 영국 런던의 클럽에서 여성과 함께 춤을 추고 있다. 더선 캡쳐
[김승혜 기자]우사인 볼트(31·자메이카)가 자신의 마지막 레이스를 앞두고 ‘음주가무’를 즐긴 것으로 확인되면서 세계 육상 의 전설의 퇴장에 오점을 남겼다

볼트는 1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400m 계주 결승전에서 쓸쓸한 고별전을 치렀다. 볼트는 남자 400m 계주 결승전에서 자메이카의 마지막 주자로 출전했지만, 갑자기 왼발을 절뚝거리더니 쓰러졌다. 볼트는 자신의 마지막 레이스에서 끝내 일어나지 못했고 고개를 숙여야 했다.

이와 관련, 영국 매체 더선은 14일 “볼트가 계주 결승전 전날 영국 런던의 한 클럽에서 술에 취해 춤을 추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입수했다”며 “볼트가 왼쪽 허벅지 통증으로 경기 중 쓰러진 건 파티 때문”이라고 전했다. 더선이 공개한 영상에서 볼트는 손에 술잔을 든 채 몸을 흔들었고, 한 여성과 키스하는 등 결승전을 앞둔 선수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흥에 겨웠다. 파티에 참석했던 한 사람은 “볼트는 주변을 향해 연신 ‘안녕’이라고 소리쳤고, 여성들에겐 계속 추파를 던졌다”며 “밤새 파티를 즐기다 오전 6시가 돼서야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더선은 “육상의 전설 볼트가 진정 술에 잔뜩 취한 채 달린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지난 10년간 단거리를 장악했던 볼트는 남자 100m 결승전에서도 9초95로 3위에 그쳐 은퇴 무대인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동메달 1개를 목에 걸었다.

한편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14일 세계선수권 일정을 모두 마친 뒤 볼트의 ‘깜짝’ 은퇴식을 진행했다. IAAF는 팬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눌 기회가 없었던 볼트를 트랙 위로 불러냈다. 볼트도 은퇴식 직전에야 은퇴식이 열린다는 걸 알았다. 세바스찬 코 IAAF 회장과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런던올림픽 스타디움 조각을 떼어 액자에 담았고 2012 런던올림픽에서 볼트가 100m, 200m 금메달을 거머쥐었던 레인 ‘7’을 새겨 선물했다. 트랙에 선 볼트는 “상상도 못한 은퇴식을 열어줘 정말 감사하다”며 “이번 세계선수권은 심리적으로 매우 힘들었지만 최선을 다했고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얻었다”고 말했다.

볼트는 특유의 입담을 마지막으로 뽐냈다. 볼트는 “런던은 또 다른 나의 고향”이라며 “복싱 영웅 무하마드 알리도 마지막 경기에서는 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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