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호 기자] 자유한국당이 폭로 비방의 이전투구장으로 변했다.

한국당으로부터 탈당 권고 징계가 내려진 서청원 의원이 22일, 징계를 주도한 홍준표 대표를 겨냥해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는 사람은 야당 대표의 자격이 없다”며 홍 대표 사퇴를 요구했다. 이어 서 의원은 "홍 대표가 2015년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을 당시 자신에게 “협조를 요청한 일이 있다"고 폭로했다.

서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당이 총체적 위기에 있다. 위기의 중심에는 홍준표 대표가 있다”며 “당과 나라를 위해 홍준표 대표 체제는 종식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서 의원은 “당원들은 홍 대표에게 사분오열된 당을 하나로 모으고, 자유한국당을 보수진영의 굳건한 기둥으로 세우라고 명령했다”면서 “그러나 그는 역주행만 하고 있다. 오만, 독선, 위선이 당원과 국민들의 염원을 무력화시켰다”고 주장했다. 특히 자신에 대한 탈당 권고 징계 처분을 한 당 윤리위원회 의결을 거론하며 “최근 윤리위 징계 사태는 설상가상”이라고 했다.

서 의원의 분노와 반발은 홍 대표에 대한 폭로성 주장으로 이어졌다.

서 의원은 “홍 대표는 새로운 보수의 가치와 미래를 담을 수 없는 정치인”이라며,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사실과 아직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는 상황을 거론했다. 서 의원은 “타당 대표는 홍 대표보다 훨씬 가벼운 혐의로 수사 중일 때 사퇴했다”며 홍 대표의 자진 사퇴를 요구한 뒤, “게다가 고 성완종 의원 관련 사건 검찰 수사 과정에서 홍 대표가 나에게 협조를 요청한 일이 있다. 누구보다 홍 대표 본인이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 의원은 홍 대표의 협조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밝히지 않았지만, 성완종 전 회장의 돈을 전달했다고 진술한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언론인 출신인 윤씨는 2013년 10월 서 의원의 보궐 선거 출마를 앞두고 정치 자서전인 <우정은 변치 않을 때 아름답다> 등을 집필했다. 홍 대표 재판 과정에서 검찰은 홍 대표 쪽이 윤씨를 접촉해 진술 번복 등을 요구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서 의원은 “이번 징계 조치가 ‘정권에 잘 보여 자신의 재판에 선처를 바라기 위한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친박계에 대한 출당 징계에 홍 대표 개인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것 아니냐고 거침없이 몰아부쳤다. 그러면서 당내 투쟁과 함께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서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홍 대표의 ‘자격’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당이 위기일 때 편법적인 방법으로 대선 후보가 됐다”, “당헌·당규를 손보면서 대표가 됐다”, “알량한 법지식을 활용해 혹세무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 의원은 “이제 홍준표 대표 체제를 허무는데 앞장서겠다”는 말로 기자간담회를 마쳤다.

한편 홍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는 개인적인 영달을 위해 당 대표가 된 것이 아니다. 잘못된 국정운영으로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고 궤멸되어 가는 한국의 보수우파들을 재건하라는 역사적 소명을 받고 당원과 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대표가 된 것”이라며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또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들의 준동에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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