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언스 제공
[김승혜 기자] ‘설인(雪人)’은 히말라야산맥 고지 부근에 살고 있다는 전설적 인수(人獸)를 가르킨다.

예로부터 현지 주민들이 목격했다고 하는 소문이 있어 러시아·영국·인도·미국 등 각국의 탐험대가 현지로 찾아가 실체를 규명하려 했으나 그 정체를 밝히지 못하고 있었다. 설인에 대한 미스터리는 영화나 소설 속에 등장 한다.

이 설인은 그 동안 ‘예티(Yeti)’ ‘빅풋(Big Foot)’으로 불리며 많은 미스터리 목격담을 자아냈고, 20세기 들어서 히말라야를 등반하는 서양인들이 많아지면서 영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설인(雪人) ‘예티’의 전설이 퍼졌다. 실제로 이를 60년간 추적하는 이도 있었다.

그렇다면 과연 설인은 존재하고 정말 '반인반수'의 괴물의 정체는 무엇일까

가디언과 내셔널지오그래픽 등이 28일(현지시간)  그동안 목격된 ‘설인’의 수집된 털과 이빨, 모피, 똥, 뼈 등 ‘증거물’에 대한 DNA 검사 결과 이 지역에 사는 곰의 것으로 판명됐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라면 미국 버펄로대의 찰롯 린크비스트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이탈리아의 산악박물관에 보관된 이빨과 한 수도원이 ‘종교적 유물’로 보관 중인 ‘예티’의 손에서 나왔다는 피부 조각 등 전세계에서 개인과 기관이 수집·보관 중인 ‘예티’의 증거물들을 검사했다.

린크비스트 연구팀은 “그 결과 이빨은 사람이 기르는 개에서 나왔고, 나머지 ‘증거물’들은 모두 히말라야와 티베트에 서식하는 아시아흑곰과 티베트갈색곰, 히말라야갈색곰의 것이었다”고 영국의 왕립학회저널 프로시딩스 B에 보고했다.

영국의 가디언은 ‘예티’를 곰으로 확인한 연구는 기존에도 있었지만, 린크비스트 연구팀이 ‘예티’의 증거물로 전세계에서 수집한 샘플은 모두 23점으로 가장 포괄적이었다고 밝혔다.

그 결과 티베트 고원에 사는 갈색 곰과 히말라야 서쪽에 사는 갈색 곰이 빙하기인 65만 년 전에 분리된 뒤 별개의 종으로 진화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히말라야 브라운 곰의 털은 적갈색을 띠면서 목에 흰색 털을 자랑하는 티베트 브라운보다 색깔이 밝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설인으로 착각하기 쉽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하지만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설인(雪人)은 ‘곰’이었다는 것이 아무리 과학적으로 완벽하게 판명돼도, 이 지역에서 곰들이 얼핏 눈에 띄는 일이 계속되고 눈밭에 큰 발자국이 계속 목격되는 한, ‘예티 스토리’는 재구성돼 계속 생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를 주도한 샤롯 린드크비스트 교수 역시 “미확인 동물이 존재했다는 확실한 증거가 없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살았을 수 있다는 가정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며 “설인이 없다는 과학적 증거가 나오더라도 사람들은 미스터리를 여전히 좋아하고 믿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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