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국정농단 사건의 핵심인 최순실 씨(62)에 대한 1심 재판 결심공판이 다음주 14일로 다가오면서 '최순실 재판부'가 예민한 모습을 보였다.

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592억 뇌물' 관련 93회 공판에서  최 씨는 흥분을 하며 언성을 높히는 모습을 자주 드러냈다.  급기야 재판장으로부터 '요점만 말하라'는 경고를 하는 등 단호해진 재판부의 모습도 연출됐다.

또 피고인석에서 발언권을 얻은 최 씨는 "이런 것을 뇌물로 엮는다면 대한민국에서 뇌물로 엮일 사람 많다"고 흥분하며 언성을 높이자  재판부는 곧바로 '요점만 중점적으로 말하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증인 신문에서는 최 씨 측 변호인의 질문 시도도 여러 차례 제지됐다.

최 씨의 변호인 이경제 변호사가 어제 변호인이 증인으로 출석한 검찰 포렌식 분석 담당 수사관에게 "정유라에 관해 물어보겠다"고 하자 재판장은 한숨까지 쉬며 "신문 범위가 아니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또 검찰이 제출한 음성파일을 못 믿겠다는 변호인 측 주장에 재판부는 "그렇다면 법정에서 음성파일을 다 다운로드 받아보자"며 직접 추가 재판 날짜를 잡았다.

최 씨가 "다른 날짜로 잡아달라"며 호소했지만 재판부는 "시간이 없다"고 단호히 거절했다.

쟁점 프레젠테이션(PT)은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의 관계·승마지원·영재센터 등을 주제로 진행됐는데 특검팀이 "코어스포츠가 최씨가 100% 지배하는 소위 최씨의 지갑이라고 한다면 (뇌물은) 최씨가 직접 받은 것과 같다"고 지적하자 최씨는 "승마지원 대가를 요구한 적도 없고 삼성 뇌물과 청탁에 대한 독대가 이뤄졌는지 관여한 바가 없다. 그런 것을 청탁할 만큼 대통령과 그런 사이가 아니다"라며 "'경제공동체'라고 하려고 40년 사이란 것을 끌고 가는 것 아니냐. 내가 공범으로 돼 있다는 부분에 동의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이어 최씨는 “제가 가장 원통한 게 저는 베일에 싸여 투명인간 처럼 살아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님하고 저는 상하관계이지 공모관계가 아니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이날 법조계에서는 "최 씨가 결심공판이 다가오면서 초조해하는 것 같다"며  "'유치원 선생님'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평소 소송 관계인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김세윤 부장판사 역시 인내심이 한계에 달한 듯 하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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