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안철수 대표는 이날 통합 반대파 일부 의원들의 중징계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던 당무위원회를 취소하고 기자간담회로 일정을 바꿨다.
[김민호 기자] 국민의당 내 통합 반대파 인사들이 추진 중인 민주평화당 창당 발기인 대회가 하루(28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친안(安)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이탈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안 대표 비서실장으로 최측근으로 분류돼온 송기석 의원(광주 서갑)이 사실상 안 대표와 거리를 두기 시작하는가 하면, 또 다른 측근 손금주 의원(전남 나주시 화순군)도 동요하는 등 호남의 친안 의원들이 바른정당과의 통합 반대로 돌아서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안 대표와 김관영 사무총장, 송기석 의원은 지난 24 일 오후 국회에서 박 주선 국회부의장, 김동철 원내대표, 황주홍, 이용호 의원 등 '중재파' 의원들과 마지막 비공개 회동을 가졌는데, 중재파 대변인인 이용호 의원은 회동 후 브리핑을 통해 "오늘 중재파 의원들이 모여 어떻게 해서 든지 국민의당이 분열돼선 안된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했고, 이를 위해 선 안철수 대표가 조기에 사퇴를 하라고 마지막으로 요구했다"며 "앞으로 중재파 의원들은 향후 정치적 행동을 함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들 중 박주선 부의장은 이미 통합반대파 신당 창당에 찬성 입장을 밝힌 의원 18 명 가운데 하나여서, 다른 중재파 의원들도 안 대표가 사퇴하지 않을 경우 박 부의장과 공동행보를 하기로 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이용호 의원은 더 나아가 "송기석 의원도 아마 같이 할 것"이라며 "지금 까지는 송 의원도 통합파로 돼 있지만 우리와 요즘 생각을 같이 공유 하고 있다"고 밝혀, 송 의원이 통합파에서 탈퇴했음을 분명히 했다.
 
송 의원은 앞서 지난 22 일 불교방송 인터뷰에서 "아마 현재 상태로 서 그대로 유지가 된다면 아마 또 상당수는 (통합에) 반대하는 쪽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그래서 경우에 따라서는 반대하는 분들 이 지역구 의원만 해서도 사실상 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할 수도 그런 상황도 충분히 예측된다"며 통합반대파 현역 지역구의원이 20 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해 안 대표측을 당황케 했다.
 
이 의원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손금주 의원도 아마 우리와 생각이 비슷한 것으로 듣고 있다"며 안 대표의 또다른 측근이었던 손금주 의 원의 합류 가능성까지 시사했는데, 손 의원은 앞서 급작스레 수석대변 인직을 사퇴, 안 대표와 거리를 두기 시작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은 바 있다.
 
또 이 의원은 "지금 당이 이 지경까지 온 것은 안철수 리더십과 일방적 통합논의가 크게 작용했다. 이것은 정치적 결단을 통해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우리 생각"이라며 "우선 안 대표가 그만둬야 (반대파와도) 논의가 진전되기에 첫번째는 사퇴"라며 안 대표에게 거듭 대표직 사퇴 를 압박했음.

이에 대해 안 대표 측근 김관영 사무총장은 "(안 대표는) 전당대회 이후 사퇴한다고 이미 말씀하셨다"며 "전당대회를 열흘 앞두고 사퇴하 는 일은 쉽지 않다"며 사실상 중재파 요구를 거부했다.
 
이같은 호남에 지역구를 둔 친안 및 중재파 의원들이 바른정당과의 통합 반대로 돌아서는 것은 유승민-안철수 대표가 평창올림픽을 둘러 싸고 '보수 본색'을 드러낸 데 따른 호남의 비판여론 확산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럴 경우 통합 논란에 거리를 두어온 수도권의 김성식(서울 관악갑), 손학규계인 이찬열(수원갑) 의원의 거취도 비상한 관심을 모으는 등, 안 대표측은 통합 추진 후 최대 위기에 봉착한 모습이다. 현재 국민의당 수도권 의원 중 적극적 통합 찬성은 이언주 의원(광명을) 한 명뿐이어서, 김성식-이찬열 의원이 이탈할 경우 전국 정당을 표방하는 통합신당에 큰 타격이 될 전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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