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CCTV 영상 캡처
[신소희 기자]옷이 벗겨진 채 남자친구에게 끌려가는 모습이 담긴 엘리베이터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하며 데이트폭력 피해를 호소한 부산의 A 씨.

21세의 여대생인 A 씨는 지난 22일 자신이 페이스북에 교제 3개월째 접어든 동갑내기 남자친구 B 씨로부터 데이트폭력을 당한 장면을 담은 CCTV 영상과 사진을 함께 공개했다. 얼굴에 멍이든 사진과 함께 공개한 영상에는 A 씨가 옷이 벗겨진 채로 B 씨에 끌려 엘리베이터에 탑승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A 씨는 2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하나씩 알려지면 데이트폭력에 대한 특례법도 생기고 이런 사람들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지 않을까”라며 또 다른 데이트폭력 피해자들에게 용기를 내달라고 당부했다.

가해자 B 씨는 현재 감금치상 혐의로 구속된 상태.  B 씨는 경찰에 체포된 후에도 문자메시지를 통해 A 씨를 협박했다. 조서를 쓸 때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경찰에 잘 말해야 한다는 위협을 가하는 등 인면수심의 극치를 보였다.

이날 A씨가 방송에서 털어놓은 '데이트 폭력의 진실은 이랬다.

A 씨에 따르면, B 씨의 폭행은 지난 20일 차 안에서 벌어진 말다툼으로 시작됐다. B 씨는 학생이 아니며 무직이다. 

그는 “남자친구의 집착과 소유욕이 날이 갈수록 커졌다. 그전에도 자기가 화가 나면 벽이나 집 안에 있는 가구를 부수거나 저를 감금시키는 게 일상이 돼버렸다”며 “제가 더 이상 못 하겠다고 그만하자고 하니까 산으로 끌고 가더라. 목을 조르면서 제압을 하고 왜 자꾸 헤어지자고 하냐고, 자기는 못 헤어진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A 씨는 반항을 하면서 도망가려고 했지만, B 씨는 A 씨의 머리채를 잡는 등 구속하다 결국 자신의 집으로 끌고 가 감금했다. 결국 B 씨 집에서 하루를 보낸 A 씨는 다음날인 21일 학교에 갔다 꼭 돌아오겠다고 약속한 뒤 집에 돌아와 B 씨에게 이별 통보를 했다. 

이에 B 씨는 다시 협박을 시작했다고. A 씨는 “저를 절대 못 놓아준다고 자기를 농락하냐며 저한테 계속 욕을 하고, 다른 남자가 저를 못 가로채게 제 얼굴이 이상하게 나온 사진을 SNS에 올릴 거라며 협박했다”며 “연락을 계속 안 받으니까 이제 저를 놓아주겠다면서 자기 부모님을 걸고 맹세하고 저희 집 우편함에 제 물건이랑 편지를 넣어놨으니 그 물건을 찾아가서 사진을 찍어 보내면 저를 놓아주겠다고 하더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A 씨가 물건을 찾아가기 위해 문을 열었을 때 B 씨는 문 앞에 서있었다. A 씨가 문을 열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 A 씨는 화장실로 끌려가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A 씨는 “마구잡이로 주먹과 발로 구타를 한 뒤에 제가 헛구역질을 하니까 제 얼굴에 샤워기를 뿌려서 헛구역질을 멈추게 했다. 그런 뒤 흰 옷으로 갈아입으라고 하더라. 제 옷에 피가 덮일 정도로 때릴 거라고, 그래야지 자기 기분이 풀릴 것 같다고 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화장실에서 웃으면서 저희 집에 있는 젤리를 씹어 먹으면서 저를 때리는데 아무런 죄책감이나 이런 게 보이지 않더라”며 “그러다 일단 자기 집으로 가자고 해서 밖으로 나왔는데 제가 ‘분명히 너희 집으로 가면 네가 또 때릴 게 아니냐’고 하니까 ‘네가 지금 집에 가지 않으면, 여기서 누군가가 신고하면 경찰이 올 때까지 주먹으로 제 이빨을 다 부숴버리겠다’고 하더라”고 끔찍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B 씨는 A 씨가 카페에서 얘기를 하자고 설득하자 카페로 갔지만 사람이 너무 많다며 나왔고, 이후 자신의 집으로 가는 지름길로 A 씨를 끌고 갔다. B 씨의 집 앞으로 끌려간 A 씨는 경비원에게 눈을 마주치면서 살려달라고 했지만 당시 경비원이 모른 척을 했다고 털어놨다. A 씨는 그대로 다시 끌려가 폭행을 당했다.

A 씨는 “자기 집 동 안으로 밀어 넣어서 비상계단으로 끌고 갔다. 제가 계속 반항하니까 제 옷을 다 찢고 주먹과 발로 제 얼굴과 명치 쪽을 계속 가격하면서 제가 기절하니까 제 머리채를 잡고 시체 끌듯이 2층까지 끌고 갔다”며 “제가 처음에 경비 분께 도움을 요청했을 때 다른 분이 그걸 또 목격하셨더라. 경찰이 동은 알지만 정확히 호수는 몰라서 1층부터 18층까지 다 뒤져서 제가 있는 곳을 찾아냈다고 하셨더라. 경찰 분들이 벨을 눌러서 폭행이 멈췄다”고 말했다. 

이어 “그 안에서 저를 더 때리려고 했을 때, ‘진짜 감금이 뭔지 진짜 협박이 뭔지 보여주겠다’면서 제 옷이 다 벗겨져 있을 때 웃으면서 ‘공주 옷 입혀줄게’라며 제 옷을 입혀주는데 너무 소름돋더라”고 털어놨다.

B 씨는 경찰에 체포된 후에도 문자메시지를 통해 A 씨를 협박했다. 조서를 쓸 때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경찰에 잘 말해야 한다는 것. A 씨는 “체포되기 전에도 저보고 잘 말해 주지 않으면 저도 죽이고 자기도 죽을 거라고 협박을 했었다. 끔찍하다”고 털어놨다. 

이날 폭행으로 A 씨는 눈뼈와 코뼈가 골절됐으며, 갈비뼈에 금이 가고 온몸에 타박상을 입어 현재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A 씨는 부산에 있으면 B 씨가 찾아올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치료를 받지 못한 채 다른 지역으로 옮겨 제대로 된 치료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CCTV장면 영상이 나간 뒤 SNS에는 누리꾼들의 분노가 이어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진짜 소름돋는다 현실이야 영화인줄", "어쩜 저래 진짜 제정신이냐", "저런사람 꼭 멀쩡하게 생겼어", "나중에 또 다른 여자한테 똑같은짓하겠지", "아우..소름끼쳐 진짜", "바로 감방에 넣어서 정신차리게해야한다" 등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