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선언'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판문점 선언 + 1'인  28일, 그 의미와 평가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평화협정 전환과 '완전한 비핵화' 등을 골자로 한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에 대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역사적인 분수령'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비핵화 로드맵을 포함해 구체성이 결여된 데 대한 경계 속에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내외 다수의 언론 역시 이번 '판문점 선언'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핵 없는 한반도 실현'을 공동목표로 명시함으로써 비핵화 본협상이 될 북미정상회담의 토대를 구축했다는 것에는 동의하면서도 구체적 이행 내용은 다뤄지지 않아 북ㆍ미 정상회담으로 넘어가게 됐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은 지난해 북한의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실험으로 전쟁 위기까지 거론되는 최악의 한반도 긴장 상황이 불과 몇 개월 만에 극적인 반전을 이뤄 남북이 평화와 공존 번영으로 가는 새로운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로드맵이 나온 부분은 눈여겨볼 만하다. 올해 안에 종전 선언과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을 추진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65년간 지속돼 온 불안정한 정전 상태를 종식하고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기반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 추진 역시 중요하다.

문제는 이번 회담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란 것이다. 무엇보다 한 달여 뒤에 있을 북·미 정상회담이란 숙제를 남겨놓고 있는 우리로서는 이번 선언의 평가에 좀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이유는 우리는 잔칫상에 '객이 아닌 주인'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러한 평가를 하는데 있어 정치인들의 말과 평가는 더 신중해야 한다.

하지만 마치 잔치상의 손님인 양 객기를 부리는 듯한 발언을 쏟아내는 정치인들을 보면 그 수준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제 1 야당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남북 정상회담은 김정은과 문재인정권이 합작한 남북 위장평화쇼에 불과했다”고 이날의 회담을 비난했다. 심지어 "김정은이 불러준 대로 받아 적은 것이 남북 정상회담 발표문”이라고까지 했다.

같은 당의 나경원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처구니가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에 대해 한마디 언급도 없이 막연히 한반도의 비핵화만을 이야기했다”고 평가절하했다.

비난 댓글이 쇄도하자 나 의원은 게시물을 고쳐 게재했다. “어처구니 없다”는 문구를 삭제한 뒤 “남북정상회담의 진행 모습은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부분이 있었다”고 바꿨다. “실질적인 진전이 없었다” “북한의 핵폐기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 없다” ““판문점 선언 그 자체는 매우 실망스럽다” 등의 표현으로 비판했다.

도무지 정치인으로서의 신중함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역사적인 남북회담을 마치 남의 집 얘기인양 '정치쇼'라고 말하는 '홍준표'나 비난이 일자 슬그머니 문구를 바꾸는 '나경원'을 보면 '술취해 잔칫날 행패부리는 동네 양아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분노까지 치민다.

▲ 심일보 편집국장/대기자
정청래 전 의원이 27일 이들을 향해 “삐친 어린아이처럼 구는거 보기민망하다. 부러우면 부럽다고하고 잘된 일이라면 박수를 쳐라"며 "잔칫날 왼다리한채 소리 고래고래 질러봤자 본인만 망신살 뻗친다. 좀 선한 마음을 가지시라!”고 뼈 있는 글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문득 오랜 진구가 커톡으로 보내준 <여의도 개사육장>이란 글을 읽으며 웃어 본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