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호 기자]정치인 ‘홍준표’는 6·13 지방선거로 정치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그가 이끈 자유한국당은 선거 사상 최악의 참패를 할 것으로 예측됐다. 광역단체장 선거 출구조사에서 ‘14대 2’라는 일방적 스코어가 나왔다. 비참한 패배의 요인 중 하나는 바로 홍준표 대표였다.

홍 대표는 13일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를 받고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개표 상황실엔 카메라 플래시 소리만 터져 나올 뿐 침묵만 이어지면서 무거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홍 대표를 비롯해 김성태 원내대표, 홍문표 사무총장, 이종명·안상수·강효상 의원, 김종석·이용구 중앙선거대책위원장, 당 관계자 등 30여명이 한자리에 모여 앉아 숨을 죽인 채 TV를 지켜보며 결과를 기다렸다.

출구조사 결과 발표 1분을 앞두고 카운트다운에 들어가자 숨죽였던 분위기에서 다소 긴장감이 맴돌았다. KBS 개표 중계방송을 응시하던 홍 대표의 표정은 오후 6시 결과가 발표되자 굳어졌다.

화면에 뜬 숫자는 한국당 광역 '2'. 김종석 위원장은 즉각 "뭐야"라고 말하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 원내대표는 더운 열기에 흘러내리는 땀을 닦으며 화면만을 응시했다.

내부는 한동안 무거운 공기만 흘렀다. 나름 기대를 걸었던 남경필 경기지사 후보, 김태호 경남지사 후보, 김기현 울산시장 후보, 이인제 충남지사 후보, 서병수 부산시장 후보의 저조한 출구조사 결과에 침통한 분위기는 이어졌다. 

우세 지역인 대구, 경북이 화면에 떠도 이들의 침묵은 더 무거워졌다. 씁쓸한 표정을 연신 지어내던 홍 대표는 이재명 경기지사 후보의 우세 소식에 잠시 쓴 웃음도 지어 보였다.

개표 방송 시작 10분 만에 김 원내대표는 홍 대표에게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에 홍 대표는 고개를 한번 끄덕인 후 상황실을 떠났다.

상황실을 떠나는 홍 대표에게 한 마디 해달라는 기자의 질의에 "좀 이따가"라는 말만 남기며 당사 6층 당 대표실로 향했다.

홍 대표는 안상수 의원과 잠시 귓속말을 주고받았지만 자리에서 일어날 때까지 거의 입을 열지 않았다.

출구조사 결과가 개표 결과로 이어질 경우 그를 향한 책임론이 거세게 일 것으로 예상된다. 홍 대표는 이미 “패배할 경우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정치권에선 당초 그가 대표직을 사퇴하더라도 전당대회에 다시 출마해 당권을 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출구조사 성적은 ‘재기 불능’ 수준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편 사실상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출구조사 결과와 관련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진다)라는 짤막한 한 줄의 입장을 냈다. 
   
홍 대표는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사전투표 개표 상황실 자리를 떠난 직후 1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은 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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