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희 기자]전남 강진의 한 야산에서 실종 여고생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8일 만에 알몸 상태로 발견됐다.

발견 당시 시신의 부패가 상당히 진행돼 육안으로 신원을 확인할 수 없을 정도였고 시신 오른편에서 30㎝ 정도 떨어진 바닥에서 립글로스(입술 화장용품)가 발견됐다. 이 화장용품 외에는 옷가지 등 유류품을 발견하지 못했다.

정확한 발견 지점은 용의자 김씨(51)와 연고가 있는 야산으로 오르막길 70도, 내리막길 60도에 달하는 급경사다. 특히 산 정상 부근에서 발견됐기 때문에 유력 용의자인 김씨가 마을에 머무른 시간을 감안했을 때 혼자서 시신을 옮기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경찰의 분석이다.

경찰이 공범이 있을 가능성을 열어두는 이유다.

용의자 김모(51)씨는 실종 여고생인 A(16)양의 휴대전화 발신 신호가 마지막으로 잡힌 16일 오후 지석리에 드나든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의 차량은 매봉산 밑 농로에 2시간40여분 정도 머물렀다. 시신이 발견된 지점에서 산길로 1㎞ 정도 떨어진 곳이다. 경찰에 따르면 성인 걸음으로 20~30분 정도가 걸린다.

숨진 A양의 몸무게는 김씨보다 2㎏이 더 나간다. 시신 발견 지점이 수풀로 우거져 있고, 산길이 매우 험준한 것까지 고려하면 김씨 혼자서 살해와 유기를 감당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경찰은 김씨와 A양이 함께 걸어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A양이 숨진 뒤 옮겨졌다면 공범이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김 씨는 지석리에서 태어나 주변 지리에 밝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석리는 김씨 자택과 12㎞ 정도 떨어져 있다. 김씨는 야산에서 귀가한 뒤 옷가지에 휘발유를 부어 태우고 자신의 검은색 에쿠스 차량 내부를 세차했다. 경찰은 이때 태운 옷가지가 A양의 것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전남 강진군 도암면 지석마을 일명 매봉산 정상에서 발견된 A양 추정 시신의 유전자(DNA) 감정 결과가 이르면 이날 나온다.

경찰은 1차로 채취한 DNA 시료가 제대로 확인되지 않으면 부검 과정에서 또다시 DNA를 채취해 감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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