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017년 4월 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서 가진 유세에서 유권자로서 첫 투표를 하게 될 청년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김민호 기자]문재인 정부 집권 초반 여권의 핵심 지지층 역할을 했던 20대 지지율이 내림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일 한국갤럽과 경향신문에 따르면 20대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은 최근 6개월 사이 30%포인트가량 하락했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40%대 초반으로 가라앉았다. 고용위기 심화 등을 거치면서 현 정부에 걸었던 20대의 ‘기대감’이 꺾인 결과로 보인다.

송영길 의원도 “기대를 안고 문재인 정부를 지지한 20대 지지가 떨어지는 것은 경제적 어려움의 반향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럼에도 여권은 청년층 삶의 질을 단기간에 끌어올릴 수 있는 정책 수단이 마땅치 않아 고민이 커지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3~15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16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19~29세의 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은 56%로 집계됐다. 갤럽의 5월 4주차 여론조사(85%)에 견줘 20대의 문 대통령 지지율이 6개월 만에 29%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반면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20대의 부정평가는 같은 기간 6%에서 34%로 크게 늘어났다.

민주당 지지율도 동반하락했다. 올 들어 20대의 민주당 지지율은 지방선거가 진행된 6월 2주차에 59%로 최고점을 찍은 뒤 꾸준히 하락, 지난주에는 41%로 조사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지난 12~16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9일 공개한 설문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 포인트)에서 문재인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53.7%로 집계됐다. 긍정평가는 전주보다 1.7% 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취업 등을 눈앞에 둔 20대의 지지율 하락폭이 가장 컸다. 20대의 문 대통령 지지율은 54.2%로 전주보다 7.3% 포인트 하락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해 6월 1주차에 20대 지지율이 85.7%였던 점을 감안하면 20대가 문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는 속도가 빠르다.(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2016년 촛불 정국 이후 문재인 정부 출범 초반까지만 해도 20대는 30~40대와 함께 여권의 핵심 지지층이었다. 지난 1월 ‘공정’을 중시하는 20대가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에 실망했을 때도, 지난 5월 20대 취업자 수가 감소세로 돌아섰을 때도 문 대통령에 대한 20대 지지율은 오래지 않아 회복됐다.

하지만 7월 이후 20대 지지율은 한두 차례 소폭 반등을 제외하고는 하락세를 보이며 50~60%선에 머물고 있다. 물론 지난 정권에 견줘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여전히 높지만, 20대의 이탈이 자칫 장기화될 경우 여권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고용 악화가 20대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 결과라고 설명한다. 올 들어 지속된 일자리 증가폭 둔화에 청년층이 직접적 타격을 입은 데다, 경기 하강 국면까지 겹치면서 ‘앞날이 나아지리라’는 기대도 꺾이고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대 취업자 수 증가폭은 지난 3월부터 9월까지 5만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 7월16일 문 대통령이 “최저임금 공약 달성이 어려워졌다”고 사과한 장면도 악영향을 미쳤다. 당시 77%에 달했던 청년 지지율은 한 주 만에 60%로 하락했다. 청년 지지율은 서울교통공사 등 고용세습 의혹이 제기된 이후 60%선마저 무너졌다.

현 정부의 최대 치적으로 꼽히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영향이 20대에게는 크지 않은 점도 하락세의 원인이 됐다.

문제는 청년층의 마음을 되돌릴 뾰족한 정책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19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연금개혁 등은 기존의 노동시장에 진입한 노동자들의 안전성만 강화시키는 정책으로 볼 수 있다”며 “정책 결정을 이미 한 상황이기 때문에 현 정부로서는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청년층과 접촉 면적을 넓히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대학생위원회 출범에 이어 상대적으로 젊은 초선 의원이 젊은층 공략에 나섰다. 민주당 70년대생 초선 의원들은 이날 젊은층이 많이 모이는 서울 마포구 인근에서 토크콘서트를 시작으로 부산, 아산을 돌며 정책 제안을 들을 계획이다.

토크콘서트에 참여한 김병관 의원은 “지금 당장은 어려워도 희망을 주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훈식 전략기획위원장은 “청년 지지율 하락은 고용 및 경기 둔화에 의한 것이라 보고 있는데 조금 더 심층적 분석이 필요하다. 무겁게 받아들이고 대책 마련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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