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호 기자]6·13지방선거 참패를 놓고 선거를 이끈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며 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6월 14일, 박지원 의원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간단한 사람이 아니다”라며 “홍 대표가 거취를 표명한다고 하는데 사퇴는 하지만 다음 전당대회를 준비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앞서 박지원 의원은 홍 대표의 대표직 사퇴 의사에 “재출마 할 것으로 본다”며 “스스로가 대권에 대한 욕망을 가지고 있다. 무서운 분”이라고 홍 대표를 평했다.

역시 ‘정치 9단’ 박지원의 예측은 맞았다.

정가에서는 정치활동 재개가 올해는 넘기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있었지만 홍 전 대표의 침묵은 그리 길지 않았다.

홍 전 대표는 20일 페이스북 글에서 "내 나라가 이렇게 무너지고 망가지는 것을 방치하는 것은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라 생각하고 다시 시작하겠다"면서 "그것만이 좌파 광풍 시대를 끝내고 내 나라를 살리는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9월 중순까지 미국에 머문 두 달 동안에도, 또한 귀국한 이후에도 페이스북 정치를 지속했다. 그 점에서 컴백은 시점만 문제였지 상당정도 예견된 일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유튜브 1인 방송인 'TV홍카콜라' 출범과 '프리덤 코리아' 결성을 위해 꾸준히 보수우파 성향의 인사들을 접촉하며 존재감을 보인 그다.

홍 전 대표의 재등판에 따라 권력재편 전환기를 맞은 당내 역학 구도도 출렁일 전망이다.

▲ 홍준표 페이스북 캡쳐
특히 정치 재개를 선언한 시점이 차기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전초전 열기가 서서히 올라가는 국면과 겹쳐 내년 2월로 예상되는 전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날 연합뉴스는 홍 전 대표는 무엇보다, 친박(친박근혜)계가 당권 장악에 나설 경우 대항마로 다시 나설 가능성이 주목된다고 전했다.

홍 전 대표는 지난 2017년 7월 당대표로 선출된 뒤 1년 가까이 재임하면서 당협위원장 인선을 포함한 조직 개편을 통해 당 장악력을 키웠다. 또 문재인 대통령뿐 아니라 친박계를 겨냥한 특유의 독설로 어느 정도 '고정팬'도 확보했다.

아직 전대의 세부 룰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대체로 당원과 일반 여론이 5 대 5의 비율로 반영됐던 점을 고려하면 홍 전 대표에게 불리한 게임은 아니다.

다만 홍 전 대표의 강한 캐릭터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도 없지 않다.

최근 정부가 북한으로 보낸 귤을 두고 "귤 상자 속에 귤만 들었겠느냐"라는 의혹을 제기한 후 오히려 '차떼기당'의 흑역사가 불거져 당내에선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게다가 현 비상대책위원회는 물론 일부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도 지방선거 패배와 '막말 정치'에 따른 민심 이반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해 실제 출마할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한편, 경남지사를 지낸 홍 전 대표가 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의 별세로 생긴 내년 4월 창원시 성산구 보궐선거 출마로 발판을 마련해 차기 대선에 재도전하지 않겠느냐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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