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기자]남북이 오는 26일 개성 판문역에서 경의선과 동해선의 철도ㆍ도로를 연결하고, 북측 지역의 관련 시설을 현대화하는 사업의 착공식을 열기로 했다.

통일부는 13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 착공식 관련 남북 실무회의를 열어오는 26일 경의선 북측 개성 판문역에서 착공식을 개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남북은 착공식에 남측 인사 100여명과 북측 인사 100여명이 참석하기로 합의했다.

남북은 이날 실무회의에서 착공식에 참여할 정부 대표단의 급(級)에 관해 대략적인 공감대는 형성했으나 최종적으로 확정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착공식에 참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다.

남북은 대표단의 급과 행사 진행방식 등에 관해서는 연락채널을 통해 후속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동해선 도로 북측 구간 공동조사 일정에 관한 논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착공식은 평양공동선언 이행 차원에서 추진되는 행사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9월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열어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연내에 개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다만 정부는 이번 착공식이 실제 공사를 시작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조 장관은 지난 11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2018 운영·상임위원회 합동회의 특강에서 철도·도로 착공식과 관련해 "착수식이라고 부르는 게 맞을 것 같긴 하다"며 상징적 조치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합의한 착공식을 두고 정부의 무리한 속도내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상회담 이행이라는 정치적 의미가 있기는 하지만 아직 공동조사도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에서 착공식부터 진행하는 게 순서상 뒤바뀌었다는 이유에서다. 남북은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5일까지 경의선을 조사한 데 이어, 8일부터 북측 동해선 철도의 현지조사를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동해선 철도 현지조사는 17일까지 진행한다. 남측 당국자와 전문가 28명이 현지에서 열차를 타고 조사하고 있지만 금강산역에서 안변역까지 100여㎞ 구간중 두 세곳이 유실돼 있어, 이 지역은 버스로 이동하며 조사를 해야 했다.

한편 정부는 착공식이 유엔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저촉되는 부분이 있는지에 관해 미국 측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달 철도 공동조사에 앞서 유엔으로부터 관련 물자 반출 등에 대한 제재 면제 승인을 받은 바 있다. 정부는 착공식 자체가 대북제재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공조를 유지하는 차원에서 유류 등 반출 물자에 대한 제재 면제 승인을 받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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