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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풀 분신' 택시기사가 남긴 한마디…"文정부, 국민 돌아보라"

기사승인 2019.01.10  23: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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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희 기자]서울 광화문 세종대로에서 분신해 사망한 60대 택시기사가 생전 마지막 메시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국민을 다시 돌아보라"고 촉구했다.

불법 카풀영업 척결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10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 천막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분신한 택시기사 임정남(65)씨가 동료들에게 남긴 음성 메시지를 공개했다. 비대위는 전체가 아닌 약 3분 동안의 분량만 외부에 알렸다.

녹음파일에 따르면 임씨는 "(문재인 정부가) 국민과 소통한다더니 웬말이냐"며 "60대가 주축으로 이뤄진 택시기사들은 다 어디로 가라는 말이냐"고 개탄했다.

이어 "상생하자는 카카오가 지금은 콜비도 받아 챙기고, 밥 벌어 먹고 사는 택시기사들마저 죽이려 하는 것을 문재인정부는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며 "비정규직이 어쩌고 저쩌고 말만 앞세우더니 지금은 국민하고 대화하기도 힘든 것이냐"고 질문을 던졌다.

또 "택시기사들이여 다 일어나라"며 "교통을 마비하고 우리의 목소리를 내자"고 택시기사들의 투쟁 참여를 촉구했다.

음성으로 공개되지 않은 내용 중에는 "문재인정부가 국민과의 대화와 소통에는 소홀하고 북한에만 정신을 쏟고 있다" "하루아침에 경제는 살아나지 않는다" 등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함께 공개된 임씨의 자필 유서에는 "택시업계에 상생하자며 시작된 카카오엠 택시가 단시간 내 독점해 영세한 택시 호출 시장을 도산시키고"라고 적혀 있다. 이 유서는 불에 그을려져 있는 것으로 보아 택시 안에서 발견된 다이어리의 일부로 추정된다.

여기에는 최근 청와대의 KT&G 사장 인선 개입 등을 주장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 청와대 특별감찰반 민간인 사찰 의혹을 제기한 김태우 전 수사관 이름도 적혀 있다.

이에 대해 민주택시노조 관계자는 "자신도 정부를 비판하는 상황에서 정부에 문제제기를 하는 사람들에게 상을 줘야한다는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이날 성명을 통해 "얼마나 더 죽어 나가야 이 정부는 귀를 열 것이냐"며 "정부와 여야 정당, 청와대까지 수수방관하며 대기업 카카오의 횡포에 휘둘려 택시 종사자의 생명줄을 조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힘없고 권력이 없는 택시 종사자의 외침을 져버린 정부여당과 문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제3, 제4의 최우기, 임정남 열사가 나오지 않도록 직접 나서 전국 100만 택시가족의 생존권을 보장해야 한다"며 "문 대통령이 직접 비대위와 면담하고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또 국회를 향해 "즉각 국토교통위원회를 소집해 불법 카풀영업의 빌미가 되고 있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81조 제1항 제1호를 삭제하라"고 요구했다.

이 조항에서는 '출퇴근 때 승용자동차를 함께 타는 경우'에 사업용이 아닌 자동차도 운송용으로 유상 제공·임대·알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비대위는 기자회견 이후 택시 10대를 동원해 비상등을 켜고 청와대 영빈관을 향해 행진할 예정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임씨는 9일 오후 6시께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2번 출구 인근 도로에서 택시 내 분신을 시도했다.

임씨의 차량은 K5 경기도 개인택시로, 다른 승객 없이 혼자 타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따르면 차내에서 녹아서 납작해진 기름통과 기름통 뚜껑, 가족들에게 남긴 짧은 글 등이 적힌 다이어리가 발견됐다. 1차 유증 반응검사에서도 양성 반응이 나왔다.

임씨는 전신에 2도 화상을 입고 서울 영등포구 한강성심병원으로 이송됐다가 이날 오전 5시50분께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 그는 이송될 당시 이미 중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씨는 평소 카풀 서비스에 반대하며 동료들에게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한 원망을 표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카풀 도입 반대를 이유로 택시기사가 분신해 사망한 사건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12월10일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소속 최우기(당시 57세)씨가 자신이 운행하는 택시 안에서 분신을 시도했다. 최씨는 중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최씨의 유서에는 "카풀이 무산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하기 바란다", "카풀이 제지되는 날까지 나의 시신을 카카오 본사 앞에 안치해달라"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신소희 기자 roryrory08@naver.com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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