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신화통신 캡쳐
[김승혜 기자] 7조원 재벌이었던 49세의 한룽그룹 회장 류한(劉漢)은 쓰촨(四川)성 출신으로 1980∼1990년대 건축자재 무역과 운송업으로 사업을 시작해 1997년 쓰촨성에 법인회사 한룽그룹을 세웠고, 호주와 미국 광산 지분을 보유하는 등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하지만 사업을 성공으로 이끈 수단에 문제가 있었다.

그는 2012년 포브스가 발표한 중국 부호 명단에 재산 400억 위안(약 7조96억 원)으로 148위에 올랐고, 쓰촨성 인민정치협상회의 3선 위원·상무위원 등으로 정·재계 유력 인사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들 기업의 부는 갖은 불법행위의 결과물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법 당국은 경쟁 관계에 있는 8명을 살해하고, 수십 명을 다치게 한 혐의 등 11개 혐의로 류한 등 일당 36명을 기소했다.

특히 류한은 저우융캉(周永康·) 전 중국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그의 아들 저우빈(周濱)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알려졌고 조폭을 동원해 살인, 이권 다툼, 정치인 매수, 사기 등과 같은 각종 범죄를 저지른 것이 드러났다. 또 이 과정에서 동생 류한을 사주, 사업 경쟁자 8명도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그는 이로 인해 전격 체포돼 지난 2014년 5월 말 후베이성 셴닝(咸寧)시 중급인민법원에서 열린 재판을 통해 살인 및 조직 폭력 등의 혐의로 동생 류웨이 및 공범자 3명과 함께 사형을 선고받았다.

신화(新華)통신 등 중국 매체들은 2015년 2월 10일 류한 회장과 그의 동생 류웨이 등 주요 조직원 4명에 대한 사형이 집행됐다고 보도했다.

당시 류 회장은 법정에서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다음은 그가 사형집행전 남긴 글의 전문이다.

"다시 한번 인생을 살 수 있다면, 노점이나 작은 가게를 차리고 가족을 돌보면서 살고 싶다. 내 야망이 너무 컸다. 인생. 모든게 잠깐인 것을, 그리 모질게 살지 않아도되는 것을, 바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물처럼 그냥 흐르며 살아도 되는 것을, 악 쓰고 소리 지르며 악착같이 살지 않아도 되는 것을, 말 한마디 참고 물 한모금 먼저 건네주며, 잘난 것만 재지 말고 못난 것도 보듬으며 거울 속의 자신을 바라보듯이, 서로 불쌍히 여기고 원망과 미워하지말고 용서하며 살 걸 그랬어.

세월의 흐름이 모든게 잠깐인 삶을 살아간다는 것을, 흐르는 물은 늘 그자리에 있지 않다는 것을, 왜 나만 모르고 살았을꼬? 낙락장송이 아니더라도 그저 잡목림 근처에 찔레나무되어 살아도 좋을 것을, 근처에 도랑물 시냇물 졸졸거리는 물소리를 들으며 살아가는 그냥 소나무 한 그루가 되면 그만이었던 것을, 무엇을 얼마나 더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그 동안 아둥바둥 살아왔는지 몰라.

사랑도 예쁘게 익어야 한다는 것을, 덜 익은 사랑은 쓰고 아프다는 것을, 예쁜 맘으로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젊은 날에 나는 왜 몰랐나 몰라. 감나무의 '홍시'처럼 내가 내 안에서 무르도록  익을 수 있으면 좋겠다. 아프더라도 겨울 감나무 가지 끝에 남아있다가, 마지막 지나는 바람이 전하는 말이라도 들었으면 좋았을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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