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 나경원 원내대표가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김민호 기자] 많은 재산 피해와 이재민을 발생시킨 ‘강원 산불’의 불똥이 자유한국당과 나경원 원내대표에게 튀었다.

강풍을 탄 산불이 맹렬한 기세로 강원 고성과 속초지역을 휩쓸 무렵 나 원내대표가 국회 운영위원회에 참석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산불 대응에 나서도록 서둘러 자리를 뜨지 못하게 막았다는 논란이 제기되면서다.

 정 실장은 국가 위기대응 총책임자 역할을 맡고 있다. 이 때문에 나 원내대표와 한국당이 청와대 때리기에 골몰 하느라 재난 수준으로 번진 산불 대응을 방해한 것 아니냐는 비판 여론이 확산됐다. 나 원내대표는 ‘위기 대응 방해 논란’이 일자 “회의에 집중하느라 산불을 알지 못했다”며 상황 파악이 어려웠다고 해명했지만 반발 여론이 쉽게 누그러지지 않는 모습이다.

역사학자 전우용씨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국회에 발이 묶였던 사태와 관련, 자유한국당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역사학자 전우용씨는  5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불 끄는 게 무엇보다 급한 일이라는 건, 따로 배우지 않아도 안다”며, “나경원 자한당 원내대표가 국가 비상사태 대응을 지휘해야 할 안보실장에게 자기들 질문 다 받고 난 다음에 가라고 했다”는 점을 맹비난했다. 긴급상황에 대한 대처로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이다.

전씨는 세월호 사태 당시 안일한 대처로 파문을 일으켰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기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는 “뭐가 중하고 급한지 모르는 무지는, 박근혜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다시 한번 한국당이 적절치 못한 대응을 했다고 지적했다.

전씨는 “나라의 비상사태보다 자기 개인이나 집단의 관심사를 더 중시하는 게 ‘사익지상주의’”라며, “우리 사회의 급한 불은, 저 끔찍한 ‘사익지상주의’와 그 정치적 대변자들”이라는 말로 글을 맺었다.

이석현 민주당 의원도 트위터를 통해 “야당 너무한다. 산불이 속초로 번져 주유소 폭발, 30명 고립, 기숙사가 위험한 상황인데 국회 운영위는 재난대비 책임자인 정 실장을 붙들고 질문에 질문을 하다 밤 10시50분에야 돌려보냈다”며 “질문이 중요하냐 생명이 중요하냐”고 꼬집었다.

같은 당 박광온 의원도 트위터에서 “산불의 재난사태에도 안보실장을 잡고 안 보내준 것은 ‘국회’가 아니라 ‘자한당’(자유한국당)”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나 원내대표는 회의 중 산불 심각성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홍 위원장이) 산불 심각성으로 이석하겠다고 한 것은 전혀 없었는데 (나중에) ‘불이 났는데 보내야 하지 않겠냐’고 했다”며 화재 정도에 대한 정보를 알지 못했고, 일부러 늑장을 부린 것도 아니라는 입장을 전했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