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 기자] 최근 화폐 단위 변경이 "임박했다"는, 근거없는 소문이 돌면서 화폐 단위가 바뀌어도 별 영향을 받지 않는 금 거래가 크게 늘었다.

최근 한국은행에서 리디노미네이션을 부각하면서 달러를 구매하는 자산가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재력가들이 리디노미네이션이 진행되면 음성 자금이 드러날 수 있다는 불안감에 달러를 사들이면서 원화 가치 하락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정권이 부유층 자금을 끌어내기 위한 수단으로 화폐 단위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도는가

전문가들은 악화된 국내 경기가 화폐단위변경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더욱 키우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에 대해 김동환 경희대 정경대학 겸임교수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1분기 우리 경제성장률이 성적표가 잘못 나왔기 때문에 지금 (화폐단위변경) 적기냐 하는 문제제기가 굉장히 크게 나옴과 동시에 또 반대로 왜 꼭 논의를 경제상황과 빗대서 이걸 안해야하느냐 하는 반대론이 있다보니까 좀 더 커져가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국민들의 생각은 어떨까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는에 따르면 국민 절반 이상이 현재 1000원을 1원으로 변경하는 원화 화폐개혁, 리디노미네이션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충청권과 30대, 진보층을 제외한 대부분 계층에서 반대 여론이 높았고 더불어민주당 지지층 내에서도 찬반이 팽팽한 구도를 보였다고 밝혔다.

리얼미터 조사 결과 '물가인상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바꾸지 말아야한다'는 반대 응답이 52.6%, '경제규모에 맞춰 화폐단위를 바꿔야한다'는 찬성 응답은 32.0%로 반대가 찬성보다 20.6%p 높았다. '모름·무응답'은 15.4%였다.

리디노미네이션(Re-Denomination)이란 화폐 가치는 그대로 두고 액면 단위를 바꾸는 일종의 '화폐개혁'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과거 두 번의 리디노미네이션이 있었다.

최근에는 대한민국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유일하게 1달러 교환 비율이 네 자릿수인 화폐단위를 사용하고 있어, 확대된 경제규모와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역시 지난 3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이같은 내용의 화폐단위 변경 필요성에 대한 원론적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후 화폐개혁 논의가 이어져온 것이다.

조사 결과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충청권과 30대, 진보층, 민주당 지지층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 지역과 계층에서 반대 여론이 우세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7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7547명 중 504명이 응답해 6.7%의 응답률을 기록했다. 무선 전화면접(10%) 및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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