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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54】 문제는 나이 값이다

기사승인 2019.05.21  12:3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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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혜 기자] 예수 33, 공자 73, 석가 80, 소크라테스 70, 이순신 54, 조광조 38, 김삿갓 56, 신채호 57, 윤동주 28, 안중근 32, 이상 26, 이상화 43, 박정희 62, 김구 73, 신익희 62, 조병옥 66,, 조지훈 48, 링컨 56, 케네디 46, 섹스피어 52, 톨스토이 82, 도스토에프스키 60,바이런 36, 웨슬레 88, 록펠러1세98,

동서고금사에 큰 이름을 남긴 몇 분의 향수(享壽)를 적어 나가자니 "너 죽어도 흙이 되고 나 죽어도 흙이 될 인생" 이란 춘향전의 1절이 생각난다. 그렇다고 인생무상을 논하려는 건 아니다.

독일 옛 민요에 이런 게 있다. "나는 살고 있다. 그러나 나의 목숨의 길이는 모른다.

나는 죽는다. 그러나 그것이 언제인지 모른다. 나는 가고 있다. 그러나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그러면서도 태평속에 있는 것이 스스로 놀랍도다."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왜 사는지, 어떻게 살지,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지 모르고 또 굳이 알려고 애쓰지 않는 사람도 자기 나이에 대해서도 민감하다.

나이 값을 하고 있는가를 가늠하곤 한다.

우선 한창 나이에 그럴듯한 일을 한 사람들을 잠깐 살펴보자.화랑 관창이 그토록 진한 애국의 참모습을 보인 것이 16세 때였고, 왕건이 국주(國主)의 터전을 닦은 것은 21세 때요, 세종대왕이 왕위에 올라 6진(두만강변)을 개척하고 4군(압록강변)을 설치한 것이 22세 때며, 방정환이 어린이날을 제정 선포한 나이 24세며, 서재필이 갑신정변에 참여한 것은 18세 때이고, 나폴레옹이 오스트리아 원정을 위한 이태리 방면군사령관으로 임명된 것이 26세 때이다.

반면 연만(年滿)하여 역사상 큰 획을 그은 분들도 많다. 최영이 잃어버린 만주땅을 회복하기 위해 요동 정벌군을 일으켜 8도 도통사가 된 것이 70세였다.

황희가 영의정에 오른 것은 68세요, 그 자리를 물러난 것이 86세였다. 그밖에 이순신도 맥아더도 근래 나라 안팎의 정계 거두들도
거개가 연로하다.

사람의 행위나 공과(功過)를 지렁이 토막내듯이 나이로 끊어서 헤아려 보는 일은 별다른 의미가 없다. '나는 몇 살인데 아직도 이 모양

이꼴이야'로 장탄식할 필요도 없다. 그것이 분발의 자극제라면 모르되 ...

또 나이 들어 섭한 분들이 있는가. 이런 말을 음미해 보는 게 어떤가. "젊음이란 인생의 시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 상태이다." 한국전쟁을 이끌어 간 미 극동사령관 맥아더(당시 70세)의 책상 위에 놓인 액자에 새겨진 명언이었다.

얼마나 오래 살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살았느냐가 중요하고, 몇 살인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만큼 나이 값을 하며 올바로 살고 곱게 늙어 가고 있느냐가 중요하지 않을까. 문제는 나이 값이다.
 

김승혜 기자 shkim@naver.com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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