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20세 이하(U-20)의 젊은 전사가 한국 축구의 역사를 새로 썼다.

1983년 멕시코 대회 이후 36년 만에 대회 역사상 최고 성적인 4강 진출에 성공한 한국이 ‘남미 챔피언’ 에콰도르를 꺾고 사상 첫 결승 진출에 성공한 것.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2일 오전 3시30분(한국시간) 폴란드 루블린의 루블린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에콰도르와의 2019 U-20 폴란드월드컵 준결승전에서 최준(연세대)의 결승골을 잘 지켜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선배들이 1983년 멕시코대회에서 4강에 올랐던 것을 뛰어넘어 사상 최초로 결승에 올랐다.

이탈리아를 1-0으로 제압한 우크라이나와 우승을 다툰다. 결승전은 16일 오전 1시에 벌어진다.

한국 남자 축구가 FIFA 주관대회에서 결승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종환 감독이 이끌었던 1983 U-20 멕시코대회와 2002 한일월드컵에서 성인대표팀이 4강에 진출한 게 종전 최고 성적이다.

여자 축구는 FIFA 주관 국가대항전에서 우승한 적이 있다. 2010 U-17 여자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같은 해 U-20 여자월드컵에서는 3위에 진출했다.

또 아시아 국가로는 카타르, 일본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U-20 월드컵 결승 무대를 밟게 됐다.

카타르는 1981 호주대회, 일본은 1999 나이지리아대회에서 결승에 올랐다. 모두 준우승에 만족했다. 결승에서 카타르는 서독에 0-4, 일본은 스페인에 0-4로 패했다.

세네갈과의 8강전에서 1골 2도움으로 펄펄 날았던 이강인(발렌시아)은 결승골을 도우며 활약을 이었다. 이번 대회 4번째 도움이다. 1골 4도움을 기록 중이다.

수비수 최준은 한 차례 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침착하게 결승골로 연결했다.

에콰도르는 FIFA 랭킹 59위로 한국(37위)보다 아래에 있다. B조 3위로 어렵게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했지만 우루과이(16강), 미국(8강)을 연파하며 상승 곡선을 그렸다.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였다. 더욱이 한국은 9일 세네갈과의 8강전에서 연장, 승부차기까지 치르며 무려 120분을 소화했다. 체력 부담이 적지 않았다.

에콰도르가 볼 점유율에서 근소하게 앞서 나갔다.

한국에 운이 따랐다. 에콰도르는 전반 38분 역습에서 캄파나가 골포스트를 때리는 한 템포 빠른 중거리슛으로 한국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그러나 위기 뒤 찬스였다.

한국은 전반 39분 프리킥 기회에서 이강인이 에콰도르 수비의 빈틈을 놓치지 않고, 빠르게 패스했다. 수비가 자리를 정돈하기 전에 빠른 땅볼 패스를 찔러줬고, 최준이 정확한 오른발슛으로 에콰도르의 골네트를 갈랐다.

한국이 1-0으로 앞서며 전반을 마쳤다.

정정용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에콰도르가 강한 압박을 펼치자 8분 김세윤(대전)을 빼고 조영욱(서울)을 투입해 변화를 꾀했다. 조영욱의 활동력을 바탕으로 에콰도르를 흔들기 위한 목적이었다.

이강인은 후반 15분 프리킥 세트피스에서도 날카로운 크로스로 에콰도르를 위협했다.

후반 17분에도 고재현(대구)이 역습 기회에서 중거리슛을 때렸지만 골문을 살짝 외면했다. 이강인이 탁월한 개인기를 선보이며 역습을 전개했다.

수비는 에콰도르의 끊임없는 공격을 몸을 사리지 않으며 막았다. 간간이 역습을 노렸다.

후반 41분 엄원상(광주)이 역습을 잘 살려 추가골을 터뜨렸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아 노골이 됐다.

에콰도르도 후반 추가시간에 한국의 골망을 흔들었지만 비디오판독(VAR)을 통해 오프사이드 선언을 받았다.

골키퍼 이광연(강원)은 마지막 순간 결정적인 슛을 선방하며 승리를 지켰다. 연이은 선방으로 결승행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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