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민·진시우 작가
[신소희 기자] 작가그룹 옥인콜렉티브로 활동한 이정민(48)·진시우(44) 부부 작가가 함께 세상을 떠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미술셰가 충격에 빠졌다.

18일 미술계에 따르면 이정민·진시우 작가는 지난 16일 생을 마감했다.

이날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정민·진시우 작가는 “심신이 많이 지쳐 있지만, 마지막으로 인사를 드리기 위해 힘을 낸다”는 편지를 주변에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10년 가까이 옥인 활동으로 함께했던 모든 예술 관계자 여러분들께서 주신 아낌없는 지원과 응원에 늦은 감사의 말씀을 남긴다”며 “2018년도 12월부터 불거진 옥인 내부 문제를 전해 들은 분들에게 의도치 않은 고통을 나눠드려 죄송하다. 옥인의 전체 운영을 맡아온 저희(이정민·진시우) 방식이 큰 죄가 된다면 이렇게나마 책임을 지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더 이상 책임을 감당하지 못하는 것은 저희 잘못이고, 온 힘을 다해 작업을 해왔던 진심을 소명하기에 지금은 허망함뿐”이라며 “바보 같겠지만, ‘작가는 작업을 만드는 사람’ ‘예술이 전부인 것처럼 사는 삶’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옥인콜렉티브는 도시 재개발 문제의 한 축에 있던 옥인아파트 프로젝트로 시작했다. 그 이후로도 사회의 당면한 문제와 예술의 다양한 즐거움도 함께 생각하고 있는 예술가 그룹이다.

옥인콜렉티브는 2009년 서울 종로 옥인시범아파트 철거를 계기로 형성된 작가그룹이다. 1971년 인왕산 자락에 들어선 옥인아파트는 철거 위기에 몰렸고 이곳에 살던 김화용 작가의 집을 방문한 여러 작가는 버려진 공간과 남은 주민의 삶을 엮은 공공예술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이듬해 4월 출범한 옥인콜렉티브는 김 작가와 이정민·진시우 작가를 주축으로 활동했다.

옥인콜렉티브는 도시재개발, 부당해고, 위험사회 등의 문제를 공동체와 개인의 관계에 초점을 두고 풀어냈다. 인터넷 라디오 방송, 공연, 해프닝 등을 활용한 프로젝트로 관람객과의 접점을 넓혔다.

이들은 국립현대미술관(MMCA), 토탈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SeMA), 백남준아트센터 등 국내 유수 미술기관과 광주비엔날레 등을 통해 작업을 선보이면서 당대 컬렉티브 중 가장 두드러진 활동상을 보였다. 지난해 1월에는 국내 최고 권위의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최종 후보에 오를 정도로 역량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내부 문제로 같은 해 말부터 사실상 활동이 여의치 않은 상태였다. 옥인콜렉티브가 참여할 예정이던 외국 전시도 여러 건 취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빈소는 따로 마련되지 않았으며 발인은 20일 낮 12시다. 장지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추모공원에 마련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