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 “겉으로는 서민을 위하는 척 하면서 부와 권력을 대물림하려는 정치인의 이중성에 역겹고 환멸을 느낀다.”
“전역하고 돈 벌려다 사고를 당한 대구 이월드 알바생이랑 너무 비교된다. 서로 다른 집안에 태어난 대가가 이렇게 통탄할 정도여야 하나.”

20~30대를 중심으로 "조 후보자 역시 그간 비난받아온 기득권층과 다를 바 없다"며 이같이 분노감이 표출되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가 사모펀드 투자, 부동산 위장매매 의혹에 이어 딸 관련 의혹이 불거지면서 조 후보자가 대표해 온 문재인정부의 ‘공정 가치’마저 흔들리고 있다. 그의 딸이 외국어고 재학 중 2주간 인턴으로 활동한 뒤 영어 의학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특혜가 의심되는 입시 코스를 밟아온 것이 드러나면서다.

“위법은 아니었다”는 조 후보자 측의 해명에 오히려 여론이 더 악화되면서 향후 문재인정부 국정 운영에도 적잖은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비판 여론에 더욱 기름을 끼얹는 것은 과거 조 후보자의 발언과 현 상황이 하나같이 배치되고 있다는 점이다. 조 후보자는 장학금과 관련해서 SNS에 “장학금 지급기준을 학생의 경제상태 중심으로 옮겨야 한다”는 글을 올렸었다. 논문에 대해서는 “직업적 학인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논문 수준은 다르다”며 “후자의 경우도 논문의 기본은 갖추어야 한다”고 적었다.

조 후보자가 19일 인사청문회 준비단을 통해 ‘국민들께 드리는 다짐’이라는 자료를 배포한 것도 문제가 됐다. 장관 취임 후 그가 시행할 정신질환범죄 예방 등 국민안전 관련 대책들이었다. 아직 임명장도 받지 않은 조 후보자가 정책부터 발표하는 것은 자칫 권력의 오만으로 비칠 수 있다. 조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 절차를 요식행위로 여기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했을 당시 대법관으로 추천했던 인사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63)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국씨, 내려와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신 변호사는 "촛불시민혁명을 열렬히 지지하며 현 정부가 들어서기를 학수고대한 처지로서 이 정권과 당신이 연계된 상징성을 잘 알고 있고, 2018년 봄, 대법관 교체시기에 나를 진지하게 밀었다는 말을 전해들어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나는 이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조국씨 이제 내려오십시오!"고 썼다.

이어 "우리 사회는 보수와 진보로 나누면 잘 보이지 않지만 기득권 세력과 그에 포함되지 않은 사람들로 나누면 희한하게 잘 보인다"며 "진보라고 표방하면서 기득권 세력으로서 누릴 건 다 누리는 '진보귀족'들의 행동에도 거침이 없었다. (진보귀족들은) 자신이 챙길 건 철저하게 챙겨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당신에게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 조금 숨을 고르고 명상의 시간을 가진 뒤, 이 사회를 위하여 다시 헌신할 기회가 남아있다"며 "기득권자로서 지금까지 저질러 온 오류와 다른 사람들에게 안겨준 상처들에 대하여 깊은 자숙의 기간을 거쳐야 한다. 넓고 길게 보며, 그 후에 다시 국민들 앞에 나서도록 하라"고 조언했다.

신 변호사는 '당신의 대학 선배이자 FIDES 선배로부터'라는 말로 글을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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