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임옥(좌)=페이스북 캡쳐, 나경원(우)]
[김승혜 기자]자유한국당은 11일 나경원 원내대표의 아들 김모(23)씨가 미국 고등학교 재학 시절 과학경진대회 발표문을 서울대 의대 윤형진 교수가 지도해 첫 번째 저자로 표기됐다는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는 A4용지 6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발표했다.

나 의원과 한국당의 주장을 요약하면, 미국 명문고에 다니던 나 원내대표 아들이 자기 몸에 센서를 부착하는 형태의 실험과 자체 데이터 분석 과정을 거쳐 직접 경진대회에 출품·발표하는 등 주도적으로 수행했으며, 해당 발표문은 이 전체 과정의 일부일 뿐이라는 것이다. 또 그 발표문이 조국 법무부 장관 딸의 경우처럼 SCIE급 국제적 수준이 아니라, 1장짜리 영문 '포스터'(발표문)에 해당하며 해당 실험이나 경진대회도 고등학생의 수준에서 평가받은 결과의 수상 실적이라는 것이다.

이날 한국당은  해명 자료를 통해 "나 원내대표 아들이 쓴 것은 논문이 아닌 '포스터'"라고 했다. 한국당은 "포스터란 연구 내용의 배경, 방법론, 결과 등을 짧게 요약해서 1~3 페이지 정도의 문서로 만들어 제출하는 것"이라며 "나 대표 아들이 만든 '포스터'는 1장짜리로 말 그대로 요약 정리본으로, 학회지나 권위있는 기구에 의해 매우 복잡한 절차로 심사돼 게재되는 '논문'과는 다르다"고 했다.

미국 뉴욕대 도서관의 공식 설명에 따르면 '연구 포스터'는 토론을 유도하는 역할을 하는 텍스트와 도표, 사진 등이 담긴 프레젠테이션용 문서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말은 과연 사실일까

이같은 주장에 대해 미국 하버드대 출신의 의학박사이자 미국서 비영리 번역전문 언론매체 '뉴스프로'를 운영 중인 임옥씨가 "사싨과 다르다"며 한국당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임씨는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나경원 아들의 제1저자 논문이 화두에 오르며, 특히 나경원의 ‘내 아들은 논문을 작성하지 않았다’는 발언 때문에, 많은 분들이 논문과 포스터의 차이를 궁금해 하시는 것 같아 간단히 정리한다”면서 글을 시작했다.

그는 “학회에서 논문은 일반적으로 청중 앞에서 정해진 시간에 발표한 후 학회 논문집(Proceedings)에 실리는 문서를, 포스터는 학회 기간 포스터로 전시된 후 논문집에 실리는 문서를 일컫는다”라면서 “즉 ‘논문’은 정해진 시간에 1회 발표되고 ‘포스터’는 학회 기간 중 전시되며 저자는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과 대화와 설명의 시간을 다수 가진다는 점이 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경원의 아들이 포스터를 냈다는 IEEE EMBC(Engineering in Medicine and Biology Conference)는 이 분야 최고 권위의 세계적인 학술회로 꼽힌다”라면서 “논문이건 포스터이건 이 학회의 논문집에 실리게 되며 그 공신력의 차이는 없다고 봐야 한다. 따라서 ‘아들이 논문을 작성하지 않았다’는 나경원의 말은 아무런 해명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이러한 세계적인 권위지에 실리는 논문 혹은 포스터의 제1저자가 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몰랐던, 혹은 새로운 이론을 실험적 검증을 통해 입증하는 고도의 학문적 고행이 선행되기 마련이고, 아마 대부분의 제1저자는 상당 기간을 연구와 실험에 바친 가령 석사나 박사과정 말기 정도의 전문가들일 것”이라며 “고등학생인 나경원의 아들이 겨우 3주의 실험으로 그 수준의 결과를 낸 것은 다른 전문가들의 사전 실험과 연구가 바탕이 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임씨는 “고등학생으로서 제1저자임을 밝히는 것이 스스로 생각해도 말이 되지 않아서 소속을 서울대학교 대학원으로 속인 것은 아니었을까?”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임씨는 “만일 이 과정에 어떠한 부정이라도 있었다면 나경원 아들 김모씨는 세계의 학술계를 대상으로 세기적인 대범한 사기극을 벌인 셈”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여러 명이 함께 실험한 결과를 가지고 무슨 고교과학경연대회에 단독 저자로 나가 수상한 것은 이미 명백한 사기 행위”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임씨는 12일, 전날 <논문과 포스터의 차이>의 글 일부를 수정했다며 재차 해당글을 올렸다. 다음은 수정글 전문이다.

나경원 아들의 제1저자 논문이 화두에 오르며, 특히 나경원의 “내 아들은 논문을 작성하지 않았다”는 발언 때문에, 논문과 포스터의 차이를 궁금해하시는 것 같아 간단히 정리해본다.

우선 논문, 즉 영어로 paper는 학회 논문집(proceeding)이나 학술지(Journal)에 실린-길이에 상관없이-모든 문서를 일컫는다. 학회에서 발표되는 논문은 발표 방법에서 두 가지로 갈린다. 청중 앞에서 정해진 시간에 1회 발표하는 구두 발표(Oral presentation)의 방법과 시각적인 포스터로 연구 내용을 전시하고 이를 방문자들과 interactive하게 토론하는 포스터 프레젠테이션(Poster presentation)의 방법이다. 포스터 자체가 논문은 아니지만 이를 기반으로 제출되고 출판된 페이퍼는 페이퍼의 길이에 상관없이 논문인 것이 맞다.

나경원 아들의 논문은 포스터 형식의 발표 방법을 따르지만 역시 논문집(proceeding)에 1페이지 논문으로 출간되었다. 즉 1페이지이긴 해도 제목, 저자, 초록, 연구 배경, 실험, 그 결과, 참고문헌을 모두 갖춘 논문이었다. 자신의 아들이 논문을 작성하지 않았다는 나경원의 말은 따라서 틀린 말이다. 내 생각으로는 본인도 알면서 일부러 포스터라고 말하며 이를 축소시키려 한 것 같다.

나경원의 아들이 포스터를 냈다는 IEEE EMBC (Engineering in Medicine and Biology Conference)는 이 분야 최고 권위의 세계적인 학술회로 꼽힌다.

그러면 도대체 어느 정도의 수준을 가진 사람들이 이 학술회에 논문 혹은 포스터를 내게 되는 것일까? 이러한 세계적인 권위지에 실리는 논문 혹은 포스터의 제1저자가 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몰랐던, 혹은 새로운 이론을 실험적 검증을 통해 입증하는 고도의 학문적 고행이 선행되게 마련이고, 아마 대부분의 제1저자는 상당 기간을 연구와 실험에 바친 가령 석사나 박사과정 말기 정도의 전문가들일 것이다.

고등학생인 나경원의 아들이 겨우 3주의 실험으로 그 수준의 결과를 낸 것은 다른 전문가들의 사전 실험과 연구가 바탕이 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고등학생으로서 제1저자임을 밝히는 것이 스스로 생각해도 말이 되지 않아서 소속을 서울대학교 대학원으로 속인 것은 아니었을까?

만일 이 과정에 어떠한 부정이라도 있었다면 나경원 아들 김모씨는 세계의 학술계를 대상으로 세기적인 대범한 사기극을 벌인 셈이다. 그리고 여러 명이 함께 실험한 결과를 가지고 무슨 고교과학경연대회에 단독 저자로 나가 수상한 것은 이미 명백한 사기 행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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