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용진 기자 (사진=유시민 '알릴레오' 유튜브)
[신소희 기자]유시민의 알릴레오' 방송에 출연해 KBS 법조팀 소속 기자를 두고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장용진 아주경제 기자가 사과문을 게시했다.

장 기자는 16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걱정해주시는 분들이 많아 말씀 올린다'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올렸다. 성희롱 논란과 관련해 KBS 기자협회가 비판 성명을 낸 지 몇 시간 만이었다.

장용진 기자는 "제가 한 말이 그런 뜻으로 받아들여져 잘못된 인식을 부추기게 될 것이라고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며 "기자라면 누구나 취재원 혹은 출입처와 친해지려 하고 상대방의 호감을 사려 하는데, 그런 취지에서 한 말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장용진 기자는 "'특정 여기자를 좋아하는 검사'라는 표현이나 '검사 마음이 어떤지는 모른다'라는 말에서 오해를 살 수 있었던 것 같다. 미처 살피지 못했다"며 "처음 성희롱이라고 지적당했을 땐 당황했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니 아차 싶었고 그렇게 받아들일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장용진 기자는 '사석에서 많이 하는 이야기'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사석에서 성희롱 발언이 난무한다는 의미로 생각하는 분들도 계신데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니다"라며 "이성간의 관계를 상정해서 한 말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다음은 해당글 전문이다.

[걱정해주시는 분들이 많아 #말씀 올립니다.]

제가 너무 부족했습니다.

여성 기자가 그 여성성을 이용해 취재한다는 편견이 만연해 있었을 것이라고는 미처 인식하지 못했고, 오히려 잘못된 인식을 부추키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남자나 여자나, 기자라면 누구나 취재원/출입처랑 친해지려 하고 상대방의 호감을 사려 합니다. 그것이 더 많은 정보를 얻어 낼 수 있는 여러 가지 길 중에 하나 인 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런 취지에서 한 말이었는데 당사자에 상처가 됐습니다.

돌아보니 '특정 여성기자를 좋아하는 검사'라는 표현이나 '검사 마음이 어떤지는 모른다'라는 말에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것을 알았어야 했습니다.

미처 살피지 못한 불찰이 있었습니다. 제 생각에만 몰두하다 다른 사람이 상처를 입을 수 있다는 걸 놓쳐버렸다는 점 뼈아프게 생각합니다.

##

당시 다른 MC씨가 "검사와 기자와의 관계에서 좋아한다는 말이냐"라고 물었을 때 '그 말을 왜하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냥 받아 넘겨 다른 주제로 넘어가려고 "그럴 수도 있고, 검사 마음은 내가 잘 모른다"라고 한 것입니다.

그 말이 성희롱이라고 처음 지적을 당했을 땐 당황했습니다. 거기까지 생각해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니 '아차' 싶었고 상처를 받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부분이 무척 후회됩니다.

##

'사석에서 하던 말'이라는 표현을 '사석에서 성희롱적인 발언이 난무한다'는 의미로 생각하시고 비판하신 분들이 계십니다.

그 비판 뼈아프게 받아들입니다. 함부러 '사석'을 운운해 오히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려 한 모습이 되고 말았습니다.

다만,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니라는 것은 꼭 전하고 싶습니다.

사석에서 기자들끼리(남녀를 불문하고) "너 누구랑 친하지?"라거나 "00이 네 빨대 아니냐"라는 말을 할 때가 있습니다. 우호적인 기사를 쓰면 "너 그 선수 좋아하냐?"라고 놀리기도 합니다.

저는 그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었지 이성간의 관계를 상정해서 한 말이 아닙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듣는 분들의 입장에서ㅡ불쾌할 수 있다는 점 인정합니다. 이점 역시 사과드립니다. 타성이라는 벽 뒤에 숨어 있던 제 인권감수성의 한계가 그대로 드러나고 말았습니다.

앞으로 제 생각을 그대로 말하기에 앞서 다른 사람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지 좀더 숙고하겠습니다. 저 때문에 상처를 입은 분들께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