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일보 편집국장/대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임기 전반기 2년 반의 성과에 대해 “무너진 나라를 다시 세워 국가를 정상화했고, 정의와 공정의 가치를 사회 전 영역으로 확산시켜 나가고 있다”며 ‘공정’에 대해 언급했다. 집권 여당인 민주당은 '상상도 못한 변화를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앞서 지난 10월22일, 문 대통령의 국회 연설에서도 단연 돋보였던 단어는 ‘공정(公正)’이었다. 28회 언급된 ‘경제’의 뒤를 이어 공정을 27회나 언급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공정 사회에 살고 있나

지난 9월 9일 문 대통령은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등을 통해 불법 의혹이 구체적으로 드러났음에도 “의혹만으로 임명하지 않는다면 나쁜 선례가 된다”며 조 장관 임명을 강행했다.

그 결과 수십만 국민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분개하고 개탄하는 사태를 불렀다. 앞서 대통령이 말한 '정의와 공정의 확산‘은 이를 두고 하는 말인지 불안하다.

공교롭게도 이날 검찰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씨를 기소하면서, 남편이 청와대 민정수석은 물론 심지어 장관으로 짧게 재직할 때 차명계좌를 이용해 총 790회에 걸쳐 주식거래를 한 사실을 적시했다.

정경심씨는 남편이 민정수석으로 임명된 지 두 달만인 2017년 7월 4일부터 지난 9월 30일까지 동생, 단골 헤어디자이너, 페이스북 친구 등 3명의 차명계좌 6개를 이용해 790차례에 걸쳐 입출금과 주식을 매매하는 대담함을 보였다. 문재인 정부 ‘공정과 정의’의 아이콘처럼 여기던 조국 아내 정경심씨의 민낮이 드러난 셈이다.

"첩첩히 쌓인 증거에도 불구하고 '모른다'와 '아니다'로 일관했다.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밖에 없다."

지난 2017년 3월 21일 오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돼 조사받고 있을 때 조국 전 법무장관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조국 전 장관은 이날 이같은 검찰의 부인 기소에 “참담하다”며 SNS에 글을 올렸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저도 조만간 검찰 조사를 받을 것"이라며 "저의 모든 것이 의심받을 것이고, 제가 알지 못했거나 기억하지 못하는 일로 인해 곤욕을 치를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또 "어떤 혐의일지는 모르나, 저에 대한 기소는 이미 예정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면서 "참담한 심정이지만, 진실이 밝혀지고 저의 명예가 회복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고자 한다"고 적었다. 공정과 정의의 아이콘이 '조로남불'로 바뀌는 날이기도 했다.

이날 인터넷 게시판과 SNS 등에서는'기회와 과정은 조국스럽고 결과는 문재인스럽다' ‘조로남불’ 끝판왕‘이란 단어가 올라왔다.

지난달 백원기 인천대 법학부 교수(대한법학교수회장)는 한 언론에 게제한 칼럼에서 조국사테와 관련, “국민들은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진행 중인 검찰 수사와 추후 법원 재판을 통해 명확히 규명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관계와 정황증거에 의하면 중대한 범죄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 사태는 크게 ‘사립학교법인의 비리’ ‘사모펀드를 통한 불법 재산증식’ 또 ‘대학교수의 부정입학 비리 의혹’으로 요약될 수 있다. 결국 사회지도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가 문제의 핵심인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조국사태’는 지금도 진행형이고 대통령은 그들만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외치고 있다. 과연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공정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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