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왼쪽)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조정 2차 조정기일인 16일 오후 최 회장과 노 관장이 각자 서울가정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미영 기자]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제기한 이혼소송에 맞소송을 제기한 후 직접 심정을 밝혔다.

노소영 관장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세월은 가정을 만들고 이루고 또 지키려고 애쓴 시간이었다"며 "힘들고 치욕적인 시간을 보낼 때도 일말의 희망을 갖고 기다렸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제 그 희망이 보이지 않게 됐다"며 "남편(최태원 회장)이 저토록 간절히 원하는 '행복'을 찾아가게 하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이혼 맞소송을 제기한 이유를 밝혔다.

한편 노소영 관장은 이혼의 조건으로 최 회장이 위자료를 지급하고 보유한 회사 주식 42.30% 등 재산분할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SK 주식 종가(25만3500원)를 기준으로 1조4000억원 규모다. 그간 노 관장은 이혼에 반대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마음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이들 부부의 이혼소송은 최 회장이 2015년 한 일간지에 편지를 보내 혼외 자녀의 존재를 공개하고 노 관장과의 이혼 의사를 밝히면서 시작됐다. 최 회장은 2017년 7월 노 관장을 상대로 이혼 조정을 신청했다. 이혼 조정은 정식 재판을 거치지 않고 부부가 법원의 조정에 따라 협의 이혼하는 절차다. 그러나 지난해 2월 양측이 합의를 이루지 못함에 따라 정식 소송 절차에 돌입했다.

다음은 노소영 관장 입장 전문이다.

저의 지난 세월은 가정을 만들고 이루고 또 지키려고 애쓴 시간이었습니다. 힘들고 치욕적인 시간을 보낼 때에도, 일말의 희망을 갖고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 희망이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 사이 큰 딸도 결혼하여 잘 살고 있고 막내도 대학을 졸업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남편이 저토록 간절히 원하는 '행복'을 찾아가게 하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합니다.

지난 삼십 년은 제가 믿는 가정을 위해 아낌없이 보낸 시간이었습니다. 목숨을 바쳐서라도 가정은 지켜야 하는 것이라 믿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 '가정'을 좀 더 큰 공동체로 확대하고 싶습니다. 저의 남은 여생은 사회를 위해 이바지 할 수 있는 길을 찾아 헌신하겠습니다.

끝까지 가정을 지키지는 못했으나 저의 아이들과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

노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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