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이미영 기자] "지역에 내려와 가격이 폭락한 농산물을 잘 알려서 소비 촉진을 하는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30t 정도 되는 감자를 구매해줄 수 있겠습니까?"

지난해 12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정 부회장은 "고객들에게 잘 알려서 제 값 받고 팔 수 있게끔 해보겠다. 안 팔리면 제가 다 먹겠다. 제가 감자를 좋아한다"고 부탁을 들어줬다.

다음 날, 실제 이마트가 사들여 완판했다.

이같은 기억이 남아있는 6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코로나19 극복에 써달라고 9000억 원을 풀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신세계그룹이 코로나19 여파로 매출 하락 등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중소 협력회사를 대상으로 총 9000억 원 규모의 자금 지원에 나섰다는 것.

6일 신세계 그룹은 방역 현장 지원, 매출 하락 등 경영난을 겪고 있는 중소협력사 지원 등 그룹차원에서 9000억원 규모의 자금 지원 대책을 내놓았다.

우선 신세계그룹은 대구 지역의 현장 의료진과 구급대원, 자원봉사자 및 보건당국 관계자를 위해 구호물자 ‘힘내라 키트’ 3000세트를 제작하여 전달키로 했다.

해당 키트엔 간편식품류 11종과 마스크, 손소독제, 여행용 위생세트 등이 들어있으며, 신세계푸드는 영남대병원 의료진을 위해 이달 말까지 빵, 과일, 샌드위치 등 간단한 간식류 150인분을 매일 제공하기로 했다.

또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는 5000여개 중소 협력사들에 8000억원 규모 상품 결제 대금을 조기에 지급한다. 이 중 신세계백화점은 2000여개 중소 협력사에 4∼5월 상품 대금 지급 기일을 최대 2개월 앞당겨 이달 20일에 지급하고, 이마트는 3000여 개 협력사의 납품 실적을 기준으로 지급 기일을 앞당길 예정이다.

신세계TV쇼핑, 이마트24 역시 중소 협력사에 결제 대금을 조기 지급한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지역사회와 더불어 발전하고 협력회사와 함께 성장한다'는 그룹 핵심가치인 상생을 실천한다는 차원에서 이번 지원책을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지역사회의 상생 파트너로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주요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신세계 9000억’이 올라왔다.

정용진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에 대한 박수의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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