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일보 편집국장/대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새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3일 국회에서 고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이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 충돌, 일본의 갑작스런 경제 보복과 한·일 경제전, 2020년 예산 처리와 3번의 추경(추가경정예산) 처리, 필리버스터와 검찰 개혁 입법,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대응과 방역 전쟁, 압도적인 총선 승리, 전국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까지 그런대로 모두 다 해낼 수 있었다"며 1년간의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혹평은 제 몫이고, 영광은 모두 국민의 것이다"라고 국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 일종의 감회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험난한 길을 돌파하는 묘한 파괴력이 있다. 노력을 해도 운(運)이 따라주지 않으면 성공하지 못하는 게 정치판이다. 그런 의미에서 '복(福)도 많다' 표현해도 틀린 말은 아닐 듯 싶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전대협 초대의장 출신이다. 80년대 학생운동을 선도했다. 87년 6월 민주항쟁을 통해 6.29선언을 이끌어냈고 오늘날의 직선제 대통제 탄생에 기여했다.

아무리 열정적으로 정의롭게 일을 해도 성공적으로 역사적 전환기를 만들기란 쉽지가 않다. 운이 따라줘야 한다. 직선 대통제로 민주의 새 장을 연 것은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분명히 평가받을 대목이다.

6월 민주항쟁 주도세력인 전대협 출신, 이른바 586세대들이 집권당과 국가 주요보직을 맡고 있다. 이미 예견된 일이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취임후 조국 법무장관 취임과 공수처 설치를 앞에 두고 혼돈 정국의 중심에 서 있었다. 전광훈 목사를 필두로 기독교계, 보수언론과 야당인 한국당의 결사반대로 검찰개혁입법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윤석열 총장과 검찰은 아직도 반발이 거세다. 이 대표는 절묘하게 소수야당들과 4+1협력체를 구성, 공수처법을 비롯한 검찰개혁입법을 통과시켰다.

이 과정에서 소수야당을 배려하기 위한 비례대표연동제 선거법이 탄생됐다. 이에 반발,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이 위성정당을 만들었다. 통합당이 국회 제1당이 되는 분위기였다. 민주당은 위성정당을 만들 수도, 안만들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정국이었다.

이 대표는 소수야당들과 여론의 뭇매를 맞아가며 위성연합정당 더불어시민당을 만들어 맞대응했다. 그의 승부사적 기질이 나왔다는 게 주변의 이야기다.

선거결과 민주당과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180석, 3/5의 의석을 확보했다. 국민들이 야당이 개헌외에는 원천적으로 발목을 잡지 못하게 했다. 압승을 한 것이다.

이어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여론의 힘을 얻어 통합당을 설득,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도 공약대로 가구당 100만 원씩 지급하는 추가경정예산을 통과시켰다. 한마디로 그 험난한 돌풍을 헤치고 할 일을 다한 것이다. 검찰개혁입법을 마무리하고, 총선을 압승으로 이끌고, 코로나역병을 극복하는 뒷받침을 국회에서 모두 마무리 지었다해도 과언은 아니다. 역대 원내대표 중에 누가 이같은 숙제를 풀었나

용장(勇長)이 지장(智長)만 못하고, 지장이 덕장(德長), 덕장이 복장(福長)만 못하다는 말은 그를 두고 한 말인듯 싶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인영 원내대표는 복장(福長)  다시말해 운장(運長)임에 틀림이 없다. 장수가 복장이면 그 조직과 국가는 덩달아 복이 굴러 들어온다는 옛 말이 있다.

이인영 원내대표의 다음 행보가 궁금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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