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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직 "주식 헌납하겠다"...제주항공 채형석 맘 바뀔까?

기사승인 2020.06.29  16:3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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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미영 기자] 이스타항공-제주항공 인수전이 새 국면을 맞았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는 29일 오후 서울 강서구 소재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항공에 강력히 촉구한다"며 "당초 내걸었던 인수·합병(M&A) 약속을 확실하게 이행해 달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이스타항공이 겪는 어려움의 일차적 책임은 저희에게 있지만 제주항공 역시 자유롭지 않을 것"이라며 "최악의 상황이 현실화한다면 제주항공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 3월2일 이스타홀딩스와 이스타항공 지분 51.17%를 545억 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맺었다. 제주항공은 이어 4월29일 이스타항공 인수 절차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인수 종료를 하루 앞둔 4월28일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결정 시점을 선행 조건이 충족될 것으로 판단될 때 상호 합의하기로 하며 일정이 미뤄졌다. 제주항공은 전환사채(CB) 납입일도 기존 4월29일에서 6월30일로 변경했다.

이 가운데 양측이 이스타항공의 체불임금 250억 원을 놓고 책임공방을 벌이면서 일정이 재차 미뤄졌다.

지난 26일 이스타항공이 개최한 임시 주주총회도 제주항공 측에서 신규 이사·감사 명단을 전달하지 않으며 파행을 빚게 됐다.

같은 날 제주항공은 CB 발행예정일을 당사자들이 합의해 정하는 날로 변경될 수 있다고 공시했다. 제주항공은 CB 납입일과 이후 만기일 등을 합의 후 확정해서 재공시한다는 계획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CB 납입일을 기준으로 6월 29일을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거래 종결 시점으로 예상했는데, CB발행 예정일이 변경되면서 M&A 종결 시한의 연장이 불가피해졌다.

한편,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이 체불임금 외에 단기차입금 담보를 놓고 더 큰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스타항공의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운전자금 조달을 위해 차입처 제주항공으로부터 100억 원의 단기차입금을 조달했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이 지난해 12월 이스타항공에 100억 원의 단기차입을 한 바 있는데, 담보로 이스타홀딩스가 가진 이스타항공 주식 39%가 잡혀있다"라며 "해당 단기차입금의 만기가 6월26일인데, 이 기한을 넘기면서 질권 설정을 놓고 양측이 옥신각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 의지는 변함이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지난 5월 들어 체불임금 등은 기존 이스타항공 경영진이나 최대주주가 해결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으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은 지난달 초 이스타항공 인수에 대해 우려하는 입장을 비교적 강하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하면 애경도 같이 위험해진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고 한다. 이후 제주항공은 이스타 측에 체불임금을 갚으라고 요구하면서 사실상 M&A를 중단시켰다.

이스타항공 입장에서는 단기차입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40%에 가까운 회사 지분을 제주항공 측에 한 푼도 받지 못하고 넘겨야 할 수도 있는 셈이다.

이날 이스타항공 창업자이자 실소유주로 알려진 이 의원은 보유한 주식 전부를 회사에 헌납한다고 발표했다. 이 의원의 딸과 아들은 이스타항공 지주사인 이스타홀딩스의 지분율을 100% 보유하고 있다.

김유상 이스타항공 전무는 이날 서울 강서구 방화동 본사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이 의원의 입장문을 대독했다.이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하지는 않았다.

이상직 의원은 입장문에서 "가족회의를 열어 제 가족들이 이스타홀딩스를 통해 소유하고 있는 이스타항공의 지분 모두를 헌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스타항공은 제 분신이나 다름없다"라며 "대기업이 국내 항공시장을 독식하던 2007년, '무모한 짓'이라는 주변의 손가락질을 받으면서도 '국민을 위해 항공의 독과점을 깨고 저비용 항공시대를 열겠다'는 열정 하나로 이스타항공을 창업해 직원들과 피와 땀, 눈물의 열정을 쏟았다"라고 했다.

이어 "그러나 지난해 한일관계의 악화에 따른 항공노선 폐쇄, 올 초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돌발변수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며 "지난해 9월 말부터 제주항공의 M&A 제안으로 위기 돌파를 모색해왔지만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이 지연되면서 무분별한 의혹 제기 등으로 이스타항공은 침몰당할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라며 "그래서 제 가족이 보유하고 있는 이스타홀딩스의 주식을 이스타항공 측에 모두 헌납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창업자의 초심과 애정으로 이스타항공이 조속히 정상화되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과의 신경전이 장기화되면서 도산 직전의 위기에 처했다. 제주항공이 사실상 협상 시기를 미뤘지만, 딜 종료까지 버틸 여력이 없다는 점이 문제다.

과연 이상직 의원이 이스타항공 지분 모두를 헌납하겠다고 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항공업계 전반이 경영난에 빠지면서 인수 주체인 제주항공이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미영 기자 leemy0000@naver.com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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