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김민호 기자] '시무 7조' 진인(塵人) 조은산이 26일 북한이 우리 공무원을 사살하고 시신을 불태워 훼손한 것과 관련해 “참담하다. 망망대해를 표류하는 기진한 인간의 심장에 총탄을 박아넣고 불을 질러 소훼하는 잔인함에 나는 뭐라 할 말을 잃는다”라고 했다.

조은산은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해변을 거닐던, 해상에 표류하던 민간인을 소총탄으로 사살하는 저들의 만행은 온데간데없고 자애로운 장군님(김정은)의 사과 하나에 또다시 온갖 벌레들이 들러붙어 빨판을 들이민다”며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겨냥해 “(김정은이) 계몽군주라.. 계간(鷄姦 : 사내끼리 성교하듯이 하는 짓)군주와 북에서 상봉해 한바탕 물고 빨고 비벼댈 마음에 오타라도 낸 건 아닌가 싶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 정권의 야당은 그 당시 얻었던 경험칙을 바탕으로 대통령의 10시간, 구조작전의 골든타임 등을 무기로 공세에 나서고 있다”며 “그러나 분노한 국민이 촛불을 들고 광화문을 가득 채우는 일은 아마 없을 것이다. 코로나는 국가적 비극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천운”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며 "야당 의원들이여, 논할 건 논하고 추궁할 건 추궁하라. 그대들은 그러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뒤에는, 유가족들의 슬픔을 끝까지 끌어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그런 비열한 짓은, 최소한 그대들은 하지 말라. 영혼도 때가 되면 쉬어야 하지 않겠는가. 부탁이다”라고 주문했다.

다음은 해당글 전문이다.

▲ SNS 캡쳐
몇 가지 생각들

1. 인과응보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바다를 지배하고

시간을 다스리는 전지전능한 자여야만 한다.


위기의 순간에, 조류를 이끌어 구조 활동에 일조하고

바닷물을 끓여내 저체온을 방지하는 궁극의 경지에

오른 자만이 일국의 지도자가 될 자격이 있다는 것을

이미 국민 모두가 알고있다.


결과론에 입각한 사후 문책 가능성에 전전긍긍하는

말단 공무원과 현장 책임자를 대신해 전지전능한

신의 손길로 물살을 가르고 돌풍을 일으켜,

표류하는 국민을 날아오르게 해야 함은 대통령직을

유지하는데 필수불가결한 능력 중 하나다.


물리학을 극복하고 시공간을 넘나들며

앞날을 예측해야 한다. 최순실 게이트로

난관에 봉착했던 전 대통령은 전대미문의 해상사고를

예견하지 못한 채 하필 늦잠을 잤고 이는

'박근혜의 7시간'이라는 희대의 화두가 되어

끓는 여론에 기름을 붓는 꼴이 돼 탄핵으로 이어졌다.


헤어스타일은 또 어떠한가. 전 대통령의 올림머리는

연일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했고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다. 국가적 재난에 여성 대통령이 자신의 머리칼을

올려 말아낸 것이 사회적 비난을 초래했듯,

남성 대통령은 머리를 쪼개는 비율을 2대8 의 정석에

맞출 것이냐 3대7 의 변칙을 쓸 것이냐 고민해야 한다.

만일 파마를 했다면 즉시 고대기를 달궈 머리칼을

스트레이트로 펴내야 함이 자명하다. 그러지 않는다면

낱낱이 그리고 샅샅이 파헤쳐져 결국 몰락하게 될 것이다.


해수부 공무원이 참살당했다.

故 박왕자 님에 이어 또다시 민간인이 피살됐고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전 정권의 야당은 눈 앞에서 서서히 수장된 304명의

꽃다운 청춘들을 빌미로 공세를 퍼부어 정치적 이점을 차지했고

분노에 휩쓸린 국민들은 촛불을 들고 광화문에 쏟아져 나왔다.


현 정권의 야당은 그 당시 얻었던 경험칙을 바탕으로

대통령의 10시간, 구조작전의 골든타임 등을 무기로

공세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분노한 국민이 촛불을 들고

광화문을 가득 채우는 일은 아마 없을 것이다.

코로나는 국가적 비극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천운이다.


참담하다. 망망대해를 표류하는 기진한 인간의 심장에

총탄을 박아넣고 불을 질러 소훼하는 잔인함에 나는

뭐라 할 말을 잃는다.


문득, 제 고모부를 참수해 시신을 전시하고

고사포로 정적의 팔다리를 분쇄하는 젊은 살인마를 두고

잘 생겼다며, 왠지 착할 것 같다며, 웃는 얼굴이 귀엽다며

난리법석을 떨어대던 남북정상회담 시절, 그 낭만주의자들은

지금 이 사태를 어떻게 보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아직도 그가 귀여운가?


어뢰를 발사해 46명의 해군 장병들을 폭사시키고

지뢰를 심어 두 육군 하사의 다리와 발목을 잘라내며

해변을 거닐던, 해상에 표류하던 민간인을 소총탄으로

사살하는 저들의 만행은 온데간데 없고 자애로운 장군님의

사과 하나에 또다시 온갖 벌레들이 들러붙어 빨판을 들이민다.


계몽군주라..


계간(鷄姦 : 사내끼리 성교하듯이 하는 짓)군주와

북에서 상봉해 한바탕 물고 빨고 비벼댈 마음에

오타라도 낸 건 아닌가 싶다.


나는 여기까지만 하겠다. 해수부 공무원의 월북 사실과

대통령의 10시간을 파헤치는 것은 나의 몫이 아닐 것이다.

다만 여기 내가 당부하고 싶은 것이 하나 있다.


국민의힘이여 야당의 의원들이여,


논할 건 논하고 추궁할 건 추궁하라. 그대들은

그러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뒤에는,

어떠한 진실이니 모종의 특별조사위원회와 같이

유가족들의 슬픔을 끝까지 끌어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그런 비열한 짓은, 최소한 그대들은 하지 말라.

영혼도 때가 되면 쉬어야 하지 않겠는가. 부탁이다.


2. 신념


나의 필력은 논할 가치가 없다.

나의 글은 천박한 기교와 고루한 문체가 전부다.


그러나 나의 글은 신념에서 나온다.

옳은 것은 옳다고 말하는 것이 나의 힘이고

틀린 것은 틀렸다고 말하는 것이 나의 정신이다.

나의 글은 그러한 신념이 이끈다.


최근 법무부장관의 부적절한 처신이 논란이 되었다.

어느 일병의 군무이탈에 대해 양당은 첨예한 대립의

각을 세웠고 안중근 의사니 카톡휴가니 실언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어느 소신파 여당의원이 감히 나서 신념을 밝혔다.


결과는 어찌 되었는가. 그들은 한때 지지자였던 이들에 의해

철저히 짓밟히고 씹혔으며 갈갈이 찢겨졌다. 그들의 당적과

정치적 성향은 나에겐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나의 신념은 이러한 이들의 신념을 우러르는 것에서 시작한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이른 바 '시무 7조'로 범보수의

지대한 관심과 언론의 주목을 받았지만 개천절, 광화문을

비우자는 글로 역풍을 맞아 결국 일부 유튜버들 사이에서

빨갱이로 전락하고 말았다.


'여지껏 당신이 써온 글을 읽으며 눈물을 흘렸던

과거의 날들이 너무나 후회스럽다..' 라는 댓글을 읽으며

나는 가슴이 많이 아팠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그게 나인 것은 나 또한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지금은 어떠한가. 글을 쓰는 글쟁이가 어찌 읽는 이의 감정과

심정을 먼저 헤아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블로그의 글이

기사화되고 수많은 댓글들이 달릴 때가 있다. 그것은 극심한

두려움이다. 그러나 한글자 한글자 다시 들여다보고 깎아내고

들어내는 일을 나는 하지 않기로 했다.

나는 나의 글을 쓰고 싶기 때문이다.


내가 신념을 잃는 순간, 나는 절필하여 돌아갈 것이다.

그러니 그 전까지의 나는 가슴으로 써내릴 것이다.


3. 확고한 신념


그러므로 변함없이

개천절, 광화문은 비워져야 한다.


길 위에서 모든 것을 얻을 수는 없다.

정치란 무엇인가. 결국 무엇을 얻고자 함인가.

결국 위대한 자유민주주의를 이끌어 나갈 지도자를

그대들의 손으로 세워내고자 함이 아니던가.


보수는 표가 절실하다. 국론이 분열되고 국민이 갈라선

지금 이 상황에서 내 자리를 지키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내 자리를 양보해 더 많은 사람을 품는 것이다.


'투쟁'은 보수의 가치가 아니다. 보수는 생각하는 보수가

되어야 하며 설득하는 보수가 되어야 한다. 또한

앉을 자리를 가려 앉는 현명한 보수가 되어야 한다.


나는 시무 7조를 통해 감성과 분노의 정치를 거두라 했다.

그대들의 분노와 감성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대들의 분노는 쓰일 곳이 따로 있다. 잠시 거둬라.

그대들의 감성을 거둬 내게 맡겨라. 더 많은 글을 쓰겠다.


표를 깎아먹는 행동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

공감대를 얻기 위해서는 공감되는 행동이 우선이다.

정권교체를 원하는가? 표를 얻기 위해 무얼 해야할지

먼저 생각하라. 표를 잃기 위해 고민할 이유는

단 한 개도 없다.


드라이브 쓰루는 잠시 나를 고민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나의 생각은 변함이 없다.


법원이 집회를 허가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미 8.15 집회를 허가해 국민청원에 오른 그들이다.

조건부 허가를 내준다고 한들, 제한된 소수의 차량에

어찌 그 큰 마음을 담아낼 수 있겠는가.


8.15 집회가 그랬듯, 서울청을 비롯한

전국 모든 지방경찰청 산하 경찰관 기동부대가

서울로 집결하기 위해 대기중일 것이다.

집결한 경찰 병력은 집결된 군중과 다를 게 없고

집회 시위에 동원된 경찰관들이 이른 바

슈퍼 전파자가 될 가능성 또한 농후하다.


가장 큰 이익은 가장 큰 희생에서 비롯된다.

대의명분 앞에 한 발 물러나는 모습에 보수는

비로소 극우의 오명을 벗어던질 것이고 국민들은

이를 높이 평가할 것이다.


차라리 비우자. 진정한 공포는 적막에서 나온다.

언론의 관심을 광화문에 쏟게 만들고 멋지게 비워내자.

가을, 낙옆 부스러지는 소리 하나 하나 광화문에 선명하도록

적막과 공포로 채우자.


무엇을 위함인가.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그것을 먼저 생각하라. 분노는 덧없는 것,

걷어내면 진실이 보일 것이다.


나는 자유민주주의의 책사다.

젊은 책사가 청하는 것은 철군이 아닌 부대의 대기다.

그 마음을 절대 가벼이 여기지 말라.


이천이십년 구월

塵人 조은산이 이 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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