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 참석해 삼성전자 부사장 증인 채택 무산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김민호 기자] "지금 말장난하지 마시구요! 그게 기술탈취가 아니면 뭡니까?"

"국민의 대표가 기업의 총수도 아니고 부사장 하나를 못 부른다는 건 국민이 만들고 키운 삼성의 높으신 분은 국민이 못 부른다는 뜻입니다. 삼성이 이렇게 무서운지 몰랐습니다. 아니, 알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까? 저는 민주공화국에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닌 것 같습니다. 삼성공화국입니다. 기자출입증 가지고 맘대로 국회 들어와서 원하는 걸 얻고 있잖아요. 삼성의 국회우롱사태입니다. 국회의 삼성항복사태입니다."

"공짜가 아니고 정당한 대가를 치루고 사용해라. 이 말입니다. 무상으로 내가 공짜 특허기술을 사용하겠다라고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가서 얘기하는 거 이게 기술탈취입니다. 이 분들 9월 달에 매출 600만원 나왔다고 합니다. 삼성은 이번에 12조원 매출 올렸다고 오늘 기사를 봤는데요. 그분들은 망하게 생겼어요. 이렇게 기술을 빼서 못 살게 굴면 안 되는 거 아닙니까?"

지난 8일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서 삼성전자의 중소기업 기술탈취 의혹을 제기하며 한 말이다.

류 의원은 증인으로 출석한 이종민 삼성전자 전무를 상대로 스마트폰 액정 보호필름 부착 제품을 개발한 중소기업 A업체의 기술을 가로채 다른 협력업체로 빼돌렸는지 추궁했다.

이에 이 전무는 "해당 제품은 저희가 서비스 센터에서 쓰려고 직접 만들었고 그걸 또 다른 B업체에 만들어달라고 부탁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류 의원은 기술탈취 정황을 증명하는 녹취 파일을 공개했다. 녹취엔 "A업체가 하던 일이지만, 삼성 측에 얘기해보니 빨리 준비하라고 했고 롤러 키트를 받아서 실측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와 관련, 이 전무는 "롤러를 제공한 적은 있다"면서 일부 인정했지만, 기술 탈취 의혹 자체는 부인했다. 이에 류 의원은 "말장난 하지 마시고요. 그게 기술 탈취가 아니면 뭡니까"라고 곧장 반박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해당 업체에 요구한 합의서를 공개하면서 "삼성은 A업체에 (기술이 담긴) 도면도 요구했다고 한다"며 "불공정 계약도 이런 불공정 계약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짜가 아니고 정당한 대가를 치루고 사용해라"면서 "무상으로 특허기술을 사용하겠다고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가서 얘기하는 게, 기술탈취다"고 지적했다.

이후 이 전무는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면 돌아가서 철저히 챙겨서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류호정 의원은 지난 7일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 파란색 점프슈트를 입고 참석했다. 지난 8월 4일 붉은색 원피스를 입고 본회의장에 나타나 화제를 모은 뒤 약 두 달 만이다. 당시 일각에선 "공식 석상에 부적절하다"는 비난과 "옷차림은 중요하지 않다"는 옹호 양론이 거세게 맞섰다.

이날 류 의원이 삼성전자의 중소기업 기술 탈취 의혹을 제기하며 또 다시 화제가 된 가운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류 의원을 거들었다.

진 교수는 10일 페이스북에 "국회에서 이런 장면 정말 오랜만에 본다"며 "정의당의 두 여성의원이 아주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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