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
[정재원 기자] 아프리카 최장 집권자 중 하나인 우간다의 요웨리 무세베니 대통령(77)이 부정선거 논란 속에서 6선에 성공했다고 AFP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간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4일 치러진 대선 개표 결과 무세베니 대통령이 58.6%를 득표해 승리했다고 이날 밝혔다. 팝가수 출신의 야권 후보인 보비 와인(39)은 34.8%의 득표율로 2위에 그쳤다. 
 
무세베니 대통령은 우간다의 무자비한 독재자 이디 아민 정권이 무너진 뒤 7년 만인 1986년 게릴라 전쟁으로 권좌에 오른 후 35년 간 철권 통치를 이어왔다. 
 
이번 선거도 폭력과 부정 선거 의혹 등 많은 논란 속에서 치러졌다. 
 
무세베니 대통령은 자신을 공개 비난해 온 와인 후보를 여러 차례 체포해 고문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합 금지 위반을 빌미로 이틀 간 가뒀다. 이로 인해 발생한 소요 사태를 무력 진압하는 과정에서 45명이 숨지는 등 최근 몇 개월 동안 수십 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번 대선 개표가 진행 중이던 지난 15일엔 군부를 동원해 와인 후보의 자택을 급습했다. 그를 체포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가택연금 상태로 만들었다. 이 외에 야권 인사 몇몇은 체포해 구금됐다. 
 
또한 정부는 투·개표 전후를 포함해 인터넷도 계속 차단한 상태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선거감시단을 파견하려 했으나 우간다 정부의 방해로 무산됐다. 와인 후보는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그는 증거 영상이 있다면서 인터넷이 정상화하면 이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보비 와인은 38세로 3일 야당 국민단합플랫폼(NUP)의 대선 후보로 지명될 예정이다. 본래 뮤지션인 그는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초기 사람들에게 손씻기를 장려하는 노래를 내놓기도 했다. 그는 우간다의 젊은 유권자들에 지지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우간다 인구의 75% 정도가 30세 이하이다. 
 
와인의 본명은 로버트 캬굴라니로 그는 지난해 10월 군경 수십 명이 수도 캄팔라 교외의 캄워키아에 있는 자당 사무실을 급습했다고 말했다. 군경은 그의 집회를 계속해서 해산했다. 지지자들이 그의 상징인 붉은 베레모를 쓰자 지난해 정부는 ‘군용품으로, 민간 사용이 안 된다’며 이를 금지하기도 했다. 
 
와인 후보는 CNN에 "이번 대선의 진정한 승자는 우리"라며 "선관위 발표는 실제 대선 결과와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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