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현
[신소희 기자] 노원 세모녀 살인사건 피의자 김태현이 9일 오전 서울 도봉구 도봉경찰서에서 검찰 송치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경찰이 서울 '노원구 세 모녀 살인' 사건의 피의자 김태현(25)을 9일 검찰로 송치하면서 그가 피해자들을 살해하기까지의 전말을 밝혔다. 
 
경찰은 이날 서울 노원경찰서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김태현의 범행 동기 등에 대해 전했다. 
 
김태현과 피해자인 큰딸 A씨가 처음 알게된 시점은 지난해 11월께인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둘은 한 게임상에서 만나 게임 내 채팅으로 대화를 주고받았으며, 이후 카카오톡과 보이스톡으로도 연락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현과 A씨는 올해 1월 초 처음으로 오프라인상에서 만남을 가졌다고 한다. 이들은 첫 만남 때 둘이 강북구의 한 PC방에서 만나 함께 게임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태현과 A씨가 처음 만난 날에는 살해 동기가 될만한 정황은 없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이후 A씨와 김태현은 두 번 더 오프라인에서 만남을 가졌다고 한다. 
 
두 사람이 마지막으로 만난 날은 1월23일이다. A씨와 김태현이 함께 아는 지인 등 총 4명이 식사자리를 가졌는데, 이때 두 사람 사이에 말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다음 날인 1월24일 A씨는 김태현에게 '찾아오거나 연락하지 말라, 할 얘기 없다'는 의사를 전달하고 그를 연락에서 차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김태현은 그날 저녁까지 주변을 배회하면서 A씨가 돌아오길 기다렸다고 한다. 
 
그는 공중전화를 이용해서 연락을 시도했으며 자신의 지인을 통해서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연락을 시도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럼에도 A씨가 자신을 피하자 김태현은 화가 나고 배신감을 느껴 살해를 결심하게 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김태현은 A씨와 함께 있던 게임 내 단체 대화방에서 A씨가 자신에 대해 안좋은 말을 하자 함께 있는 사람들에게 해명을 하기 싫어서 본인 스스로 대화방을 나왔다고 한다.   
 
김태현의 진술과 검색 기록 등의 정황으로 보아 최종적으로 살해 결심을 굳힌 건 범행 일주일 전 정도인 것으로 파악됐다.
 
김태현은 가장 먼저 게임 상에서 닉네임을 바꿔 신분을 속이고 A씨와 게임을 하면서 A씨가 3월23일에 근무를 한다는 일정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 계획을 세운 김태현은 범행 당일인 3월23일 A씨 집으로 향하기 전 A씨 집 근처의 PC방을 들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PC방에서 게임 등을 하진 않고 화장실을 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PC방에서 나온 김태현은 인근 마트에 들어가서 흉기를 절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흉기를 훔친 김태현은 오후 5시30분께 A씨 집을 찾아가 퀵서비스 기사라고 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현은 당시 집에 있던 A씨의 여동생 B씨가 문을 열자 집 안으로 들어가 B씨를 살해했다고 한다. 
 
김태현은 이후 집에 들어온 A씨의 어머니와 A씨를 차례대로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A씨가 여동생이 있음을 알고 있었으며, A씨를 살해하는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A씨의 가족도 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살해 당시 소란을 느낀 이웃 주민이 1명 있었지만 복도식 아파트에서 흔히 일어나는 소란으로 생각해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태현은 A씨까지 살해한 후 A씨 휴대전화에서 SNS에 접속해 자신과 A씨가 게임을 통해 공통적으로 알고 있는 친구들을 수신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김태현은 범행 후 자해를 시도했으며 중간에 의식이 돌아와 주스와 맥주 등을 마시고 또 다시 자해를 시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범행 후 극단적 선택을 계획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현의 진술에 따르면 그는 게임을 하면서 마음이 잘 맞아 A씨와 연인관계로 발전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졌다.
 
경찰은 현재 이번 사건을 스토킹 범죄가 맞다고 보고 있다. 또한 자료 분석을 통해 여죄 여부도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부터 김태현에 대한 사이코 패스 검사도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김태현은 검찰 송치를 위해 서울 도봉경찰서를 나서면서 취재진 앞에서 마스크를 벗고 무릎을 꿇었다.
 
김태현은 심경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숨 쉬는 것만으로 죄책감이 든다"고 말했고, "스토킹 혐의 인정하냐", "왜 죽였나, 집에 왜 간 건가", "왜 죽였나"라는  취재진 질문에는 연이어 "죄송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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