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비대위원장이 9일 국회에서 열린 첫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심일보 대기자] 2015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대세로 등장한 단어가 있다. 뇌가 섹시한 남자들이란 뜻의 '뇌색남'. 이전의 꽃미남·짐승남·훈남·차도남·엄친아까지 누르고 2015년 한국의 새로운 멋진 남성상으로 등극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시 낸시 랭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5, 6년 전쯤 ‘엄친아’가 유행일 때 한 인터뷰에서 이상형을 묻길래 뇌가 섹시하고 인류애가 있는 남자라 한 게 처음”이라 했다. 그는 이 단어를 자주 써 2014년 6·4 지방선거일엔 “낸시가 사랑하는 뇌가 섹시한 여러분들! 우리의 밝은 미래를 위해 투표해요”란 글을 SNS에 올렸다. 열흘쯤 뒤 통계청이 운영하는 트위터 계정엔 ‘뇌섹남의 조건’ 그래픽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뇌색남을 전면에 내세운 프로그램이 등장한 것도 그런 이유다. 당시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뇌색남'과 관련해 “IQ가 높다면 뇌가 좋은 거지 섹시한 건 아니다”고 했다.
 
 2021년 4월, ‘땅’으로 시작해 ‘탕’으로 끝난 4·7 재보궐 선거에서 ‘이남자’(20대 남자를 줄여 부르는 말), '이대남(20대 남자) 70%가량이 오세훈 시장을 지지했다. 60대 이상의 지지율과 맞먹는 수치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2030 세대의 60% 이상이 박원순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는데, 이번 선거에서 완전히 뒤집힌 것이다.
 
지난 7일 밤 방송사 출구조사에서 '20대 57%, 특히 20대 남성의 72.5%가 오세훈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고 나타나자 오세훈 캠프의 이준석 뉴미디어 본부장은 "20대 남자, 자네들은 말이지"라며 2030, 특히 20대 남성 지지자들에게 엎드려 큰절했다. 
 
▲ 이준석
오세훈 캠프 전략을 책임진 이 본부장은 '2030 시민유세단'을 기획, 오세훈 붐 조성에 한몫 단단히 했다. 이 본부장은 20대의 분노를 현장에 표출시키는 것이 그 어떤 선거운동보다 낫다고 판단 목소리를 내길 원하는 2030세대라면 누구나 연단에 올라 마이크를 잡도록 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연단에 올라 꼴통보수를 욕할 수 있다'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이 본부장은 "여과없이 내 보자"고 강행, 이번 재보궐선거 일등공신이자 '이대남'이라는 2021년 최대 히트작 작곡가로 등장했다.
 
11일 이번 선거 결과와 관련해 한 '이남자'는 트위터에 “2030세대에게 문재인 정부가 해준 것이 무엇이냐"고 토로했다. 
 
하지만 집권 여당인 민주당의 일부 의원들은 4·7 재보궐선거 참패 요인을 두고 불공정한 언론 보도 탓이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와 김종민 최고위원 등 당 내 주요 인사들과 강성 지지층들을 중심으로 이번 재보궐선거 참패 이유 중 하나가 언론 탓이라는 것이다. 
 
앞서 진중권 전 교수는 생태탕을 먹었느냐를 두고 공방을 벌인 민주당을 향해 "코미디를 해라"고 직격했다. 이어 패배 원인에 대해  "민주당이 병원을 가야 하는데 주술사(김어준)을 찾았다"고 꼬집었다.
 
외과 병원인지 정신병원인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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