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호기자] 지난 2월 윤 전 총장과의 '가상' 청문회 질의응답을 엮은 '윤석열 국민청문회'가 출간된 데 이어 13일 '구수한 윤석열'이 출간됐다. 방송작가인 김연우 씨가 쓴 이 책은 윤 전 총장의 대학 동기인 서울 법대 79학번들이 전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김연우 방송작가는 2020년 봄부터 작업을 시작해 검사 윤석열을 조금씩 알게 됐다. 작가는 어렵게 접촉한 서울법대 79학번 동기들을 설득해 윤석열의 일화들을 알게 된다.

윤 전 총장의 정의가 무엇인지, 정치인의 포부를 묻는 책이 아니다. 평범한 청년의 좌절과 고민, 그러나 지금의 윤석열이 가진 비범한 소신과 원칙, 그리고 소신의 단초를 엿볼 수 있다.

책에 따르면 윤 전 총장에게 “왜 ‘수퍼 빌런’이 되면서까지 조국 수사를 강행했냐”는 질문에 “문재인 대통령 구하기 수사”라고 했다.

이어 “검찰총장이 해야 될 중요한 일 중에 하나가 이 정권이 무탈하게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들을 애초에 정리해야 한다는 거죠. 과거 노무현 대통령 때도 주변에 탈선하는 사람들을 검찰이 들어가서 정리했기 때문에 임기 내내 부정이 없었다, 검찰총장이 할 일이 바로 그것이라고 했어요. 그런데 조국 사건을 살펴보니, 방치하면 정권에 막대한 타격을 줄 정도로 사안이 매우 심각했기 때문에 수사를 시작한 거라고요. 정권을 치려고 한 게 아니라, 정권에 부담이 될 수 있는 사람을 빨리 정리해서 안정화시키는 게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 겁니다.”라고 적었다.

책은 해당 발언을 한 동기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 밖에도 윤 전 총장이 대학 시절 친구들과 어울려 술을 자주 마셨고,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에서 따온 ‘윤라시도 석밍열’이라고 불렸을 정도로 노래 실력이 뛰어나며, 2차 사법시험 사흘을 남기고 친구 함잡이를 위해 대구까지 내려갔다는 등의 소소한 일화들도 담고 있다.

다음은 책 일부 내용이다.

윤석열은 대학시절 친구들과 어울려 술을 퍼마시고 ‘고고장 미팅’을 주선하고 'YMCA'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당시 트렌드에 뒤지지 않는, 적당히 평범한 대학 시절을 보냈다. 3대 테너를 방불케 하는 노래 실력으로 윤라시도 석민열이란 별명을 얻고, 강골검사의 면모와 달리 술 자리에서는 2~3시간씩 ‘썰’을 푸는 수다쟁이의 면모는 전직 대통령 2명과 대기업 총수 2명을 구속한 강골 검사의 이미지와는 쉽게 합쳐지지 않는다.

친구의 인도로 카톨릭신자로 영세를 받지만 누대 불교신자인 노모가 돌아가실 때까지만 절에 다닐 정도로 효심도 지극하다. 검찰총장이 되고나서도 직접 장을 보고 요리를 즐기며, 강아지, 고양이 밥도 직접 만들 정도로 정도 많다.

9번 시험에 떨어지면서도 좌절하지는 않을 정도로 의지가 굳지만, 때때로 철학관을 찾아 자신의 불안한 미래를 알아보곤 하는데서 평범한 한 청년을 본다. 사법시험 2차 시험을 사흘 앞두고 친한 친구의 함진아비를 해주러 먼 지방도시까지 원정을 가는 낭만과 엉뚱함도 있다. 그런 점에서 현재 한국 정치에서 소외된 20대 30대의 고민을 이해하고 공감할 능력도 있다.

서슬 퍼런 5공 정권 당시 현역 전두환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한 뒤 강원도로 피신하고, 동요 ‘앞으로 앞으로’를 부르며 여학생을 불법 검색하던 사복형사를 몰아내는 모습도 그려졌다.

한편 4월 중 윤 전 총장의 고등학교 동창인 이경욱 전 연합뉴스 기자가 쓴 책 '윤석열의 진심'도 나온다.

책은 윤 전 총장과 3시간 동안의 만남을 토대로 고교 생활의 품성과 지금의 모습 등 에피소드 등을 전한다. 또 공개 활동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는 윤 전 총장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저자는 유력한 대선 후보인 그에게 우리 사회의 현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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