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열린 '고 손정민 군을 위한 평화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신소희 기자] 16일 서울 한강공원 근처에서 술을 마시다 실종된 후 시신으로 발견된 대학생 A(22)씨 사건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이날 쏟아지는 비에도 불구하고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열린 집회에는 시민 200여 명이 참석해 '정민이 죽음의 진상을 규명하라', '신속·공정·정확 수사 촉구'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진실 규명", "조작하지 말아라" 등 구호를 외쳤다.
 
집회에 참석한 일부 시민들은 단순히 사건 의문점을 해소해달라는 요구를 넘어서 사건 당일 A씨와 함께 있었던 B씨를 사실상 '범인'으로 확정한 듯한 구호와 피켓 문구가 등장, 일부 여론의 위험 수위를 넘는 모습이 관측됐다.
 
한 참석자가 실명으로 "OOO(B씨) 구속하라"라고 외치자 곁에 있던 다른 시민들이 따라 외치기도 했다. 현장엔 '피의자 전환하라', 'OO이(A씨)는 타살이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든 시민들도 있었다.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수준을 넘어 사실상 이번 사건이 B씨의 '범행'이라고 확정지은 것이다.
 
또 집회를 벌이던 참석자 중 일부는 공원을 벗어나 인도 방향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경찰은 '미신고 불법 행진'이라며 막아섰지만 행진을 이어갔다. 시민들은 손씨 사건의 수사를 맡았던 서초경찰서 앞 인도 앞에서 멈춰 진실 규명을 요청하는 구호를 제창했다.
 
▲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된 후 시신으로 발견된 A씨 사건과 관련해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는 모습.
하지만 집회에 참여한 일부 시민은 눈살을 찌푸렸다.
 
현장에서 만난 40대 한 시민은 "(A씨) 아버님 블로그 보고 마음이 움직여서 (왔다).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으니까, 친구를 의심하는 게 아니라 진실이 궁금하다"며 "1인 침묵시위 하려고, 그렇게 알고 왔는데 저렇게 선동(실명과 함께 '구속하라' 등 외치는)하는 분들은 누구인지 모르겠다. (집회 일정 알린) 카톡방에선 이런 얘기 안 나왔다"고 전했다.
 
한편 손정민씨 부친은 ▲아들 휴대전화와 A씨 휴대전화가 바뀐 이유 ▲A씨가 사건 당일 신고 있던 신발을 버린 이유 ▲A씨가 실종 당일인 지난달 25일 새벽 3시30분 부모와 통화한 이유 등에 의문점을 제기하고 있다.
 
현재 이 사건엔 여러가지 가능성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예단이 계속된다면 이 사건이 범죄행위로 인한 발생이 아닌 것으로 밝혀져도 무고한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 
 
현재 이 사건은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경찰은 목격자 진술과 CCTV, 블랙박스 검토 작업 등을 통해 A씨의 사망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