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여린 전당대회에 참석해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김민호 기자] 제1야당 사령탑에 오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9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대선에서의 승리를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이를 위해 신속한 내부 정비는 물론 국민의당 합당 문제, 당 밖 대선주자 규합 등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신임 당대표의 첫 번째 숙제는 야권 대권주자 중 1위에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입당을 어떻게 성사시키느냐다. 이달 초만 해도 윤 전 총장이 연이어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을 만나며 입당이 임박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입당 여부에 모호한 태도로 돌아갔다. 윤 전 총장 입당만 기다릴 수 없다는 이 대표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자 기싸움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그런만큼 이 대표는 윤 전 총장과의 공감대 형성과 노력이 시급한 과제란 지적이다.
 
다음으로 야권 통합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이 대표가 과거 껄끄러운 관계로 합당 논의가 지지부진할 것이란 우려와 제1야당을 중심으로 다양한 세력을 규합할 수 있는 정치력이 있는지 검증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이런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 안 대표에게 만남을 제의한 상태다. 
 
이 대표는 지난 9일 KBS TV토론회에서 "모종의 경로를 통해 안 대표께서도 호응할 거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라고 밝혔다. 주호영 후보에게 국민의당과 합당 문제를 일임할 수도 있다는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주 후보는 4·7 재보선 이후 당대표 권한대행으로 재임하면서 국민의당과 합당을 주도적으로 추진했다.
 
이 대표는 당내 분위기도 다잡아야 한다. 이 대표가 바른정당·바른미래당·새로운보수당을 다녀온 ‘개혁보수’ 성향의 바른정당계로 꼽히는 데 따라 벌써부터 당내 옛 친박(친박근혜)계와 탄핵정국 당시 꾸려진 소위 잔류파들 사이에서 반발 목소리가 감지되고 있다. 이 대표는 반영 비율이 70%였던 당원 선거인단 투표에선 37.4%로 2위를 기록한 나경원 전 의원(40.9%)에게 뒤지기도 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과도 만나 복당 논의를 해야 하고 중진과의 관계 형성도 과제다. 이 대표가 ‘36세 0선’인 만큼, 계파와 상관없이 중진 중 상당수가 마냥 협조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경쟁 상대였던 주호영(5선) 의원, 4선 출신의 나경원 전 의원 등에게 역할을 요청한 상태다.
 
이 대표의 임기는 2년이다. 지난 2011년 정계 입문 이후 10년 만에 제1야당 수장 자리에 올랐지만 야권 명운을 좌우할 대선 정국을 진두지휘하게 된 만큼 결과에 따라 막중한 책임을 지게 될 전망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선을 이기지 못하면 사실상 9개월짜리 당 대표가 될 것"이라면서도 "이 대표가 당선된 것만으로도 대선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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