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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위기의 이재명

기사승인 2021.11.05  12:3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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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달 18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김민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2일 대통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이재명정부를 만들어낼, 역대 가장 강력한 '대한민국 대전환 선대위'가 출범했다"며 지지를 호소했지만 경선 내홍을 수습하고 본선 모드로의 전환을 꾀하던 이재명 후보가 트리플 악재에 직면했다.
 
여권 지지층이 부동층으로 이탈하는 데다가 정권교체론까지 과반을 넘기는 구조적 위기가 닥친 탓이다. 그 와중에 대장동 문제를 털어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후보의 돌출 발언으로 위기를 자초하는 모습이다.
 
급기야 5일 민주당 일부 권리당원이 이재명 대선 후보가 당선된 경선 결과 효력을 멈춰달라며 신청한 가처분을 법원이 기각하자 불복해 항고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날 법원에 따르면 민주당 일부 권리당원 김모씨 등 188명 측 대리인은 전날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김태업)에 항고장을 제출했다. 
 
최근의 여론조사도 이재명 후보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 4일 발표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기관 합동 11월 1주차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여야 4자 가상대결에서 이재명 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홍준표 후보에게 모두 역전당했다.(1~3일 실시,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
 
'이재명 대 윤석열'은 이재명 30%, 윤석열 35%, 정의당 심상정 6%, 국민의당 안철수 7%로, 이 후보가 5%포인트 뒤쳐졌다. '이재명 대 홍준표'도 이재명 27%, 홍준표 35%, 심상정 6%, 안철수 8%로, 홍준표 후보가 오차 밖인 8%포인트 앞섰다.
 
특히 이 후보는 윤석열·홍준표 뿐 아니라 유승민·원희룡 후보 등 국민의힘 후보 4인방을 상대로 모두 전주 대비 지지율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더 큰 문제는 부동층의 움직임이다. 태도 유보층(지지후보 없음-모름-무응답)이 2주 전 대비 15~24%에서 20~32%까지 늘어나는 과정에서 국민의힘 후보들의 지지율은 견조하거나 소폭 오른 반면, 이 후보는 유보층에 반비례해 지지율이 떨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이 후보에게서 돌아선 여권 지지층이 부동층으로 이탈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날 뉴시스에 따르면 정권 교체론도 위험수위에 다다랐다. 내년 대선 인식을 조사한 결과 '정권 심판론' 응답은 전주 대비 6%포인트 상승한 54%에 달한 반면, '국정 안정론'은 7%포인트 하락한 34%에 그쳤다.
 
정부여당 지지율도 함께 주저앉았다.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 긍정평가는 전주 대비 5%포인트 내린 39%였고, 부정평가는 4%포인트 상승한 55%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율도 8%포인트 추락한 27%를 기록하며 30%선이 무너졌다. 국민의힘이 7%포인트 폭등한 38%로 40%선에 육박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를 의식한 듯 공동선대위원장인 박용진 의원이 선대위 출범식 연설에서 높은 정권 교체론과 부동층을 거론하며 당의 '변화'를 촉구하는 등 결국 여권 내에도 서서히 위기감이 번지는 양상이다.
 
이처럼 후보와 정권이 총체적 위기에 처한 원인으로는 결국 성남 대장동 개발 의혹이라는 게 정가의 판단이다. 경기도 국정감사를 통해 대장동 문제를 털어냈다는 이 후보 측의 자체평가와 달리 여론의 의구심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지난 1일자 문화일보 의뢰 엠브레인퍼블릭(10월 29~30일) 조사에서 검찰의 대장동 수사에 대해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68.1%에 달한 반면, '신뢰한다'는 응답은 24.9%에 그쳤다.
 
지난달 29일 나온 한국갤럽 조사(26~28일 실시)에서도 이 후보가 당시 성남시장으로서 '민간업체에 특혜를 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개입했다'고 본다는 응답은 55%, '민간업체에 특혜를 주기 위한 의도는 없었다'고 보는 응답은 30%였다.
 
당내 경선 초기 이 문제가 불거지며 이 후보가 제기했던 '국민의힘 게이트' 프레임이 여론에 별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근거인 셈이다.
 
여기에 최측근 정진상 비서실 부실장(전 경기도 정책실장)이 대장동 키맨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검찰 압수수색을 받은 지난 9월 29일 통화했던 사실이 드러난 것도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이 후보도 4일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간담회 후 "유 전 본부장과 관련해 정 부실장에게 보고를 받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이 쇄도했지만 함구한 채 현장을 떠나기도 했다.
 
◆재난금 등 돌출 의제에 안정감↓…"아이디어" 해명
 
최근 일련의 의제를 즉흥적으로 던진 것을 놓고도 평가가 엇갈린다. 청중과의 대화를 즐기며 진정성 있게 소통하는 달변가인 이 후보 스타일의 장단점이 극명히 드러났다는 것이다.
 
 '오피스 누나 이야기'라는 제목의 웹툰을 보고 "확 끄는데요"라고 말한 것도 여성 지지율에서 상대적으로 약점을 보이는 상황에서 야권에 공격의 빌미를 줬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대선후보로서 민주당에 공식 검토를 요청한 전국민 재난지원금의 경우 당정 이견이 표면화된 상태다.
 
문재인 대통령의 멘토인 송기인 신부가 지난 2일 MBC 라디오에서 전국민 재난지원금에 대해 "후보가 지금 상황에서 생각 안 했던 걸 크게 일을 벌인다"며 "그런 일이 있을 때 그건 당 안에서 치열하게 논쟁해야 한다"고 말한 것도 이 후보의 돌출적인 제안에 비판적 시각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음식점 총량제와 주4일제 등 조율되지 않은 정책이 후보의 입에서 나오며 당 차원에서 이를 수습하는 데 진땀을 흘리기도 했다. 이 후보는 설익은 정책을 제시한다는 비판에 대해 "아이디어 차원에서 이야기한 것을 공약으로 왜곡했다"고 항변했다.
 
◆"野 경선 컨벤션 효과 겹칠 땐 더 큰 위기 올 수도"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여론 이념 지형에서 보수세가 강해진 데다가 역대 대선 중 어느 때보다 정권교체론이 재창출론을 압도하는 양상"이라며 "부동층, 중도층 스윙보터도 국민의힘으로는 옮겨가는 징후가 보인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구도상 불리해졌을 뿐만 아니라 대장동 의혹에 대한 이 후보와 민주당의 해명도 먹히지 않고 있다"며 "국민의힘이 최종후보가 결정될 경우 부동층 스윙보터들이 한 사람으로 몰리는 컨벤션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들의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민호 기자 jakysim@naver.com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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