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량 탑승한 윤석열
[심일보 대기자] 국민의힘에 합류한 장성민 전 의원이 30일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가 연락을 끊고 잠적한 것에 대해 “나는 헌정사상 이런 야당을 본 적이 없고 이런 야당대표를 만난 적이 없다”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날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이 대표는 전날 '윤핵관'이 특정 매체에 "윤 후보가 김병준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을 만나 총괄선대위원장이 없는 선대위 구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후보가 당내 이견(이준석 대표의 반대)으로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영입을 잠시 보류해 뒀다가 영입 결단을 내렸다", "이 대표는 이대남(20대 남성)의 관심 대상일지는 모르나 이대녀(20대 여성)들에게는 혐오 대상이다" 는 등 자신을지적한 것에 대해 언급했다는 전언이다. '윤핵관'은 '윤석열 후보의 핵심 관계자'를 뜻한다.
 
정치평론가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는 이날 오후 MBN 뉴스와이드에 출연해 "이 대표가 지적한 '윤핵관'은 장성민 전 의원이다"라고 했다. 장 교수는 장제원 의웜과의 불편한 관계도 지목했다.
 
이날 윤석열 후보의 비서실장으로 하마평에 올랐다가 ‘백의종군’을 선언한 장제원 의원 역시 이 대표의 연락 두절에 대해 “후보 앞에서 영역 싸움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그 과정은 전혀 알 수 없다”면서도 “다만 지금 선대위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모든 논란과 분란이 ‘나 중심으로 선거운동 하겠다’, ‘나한테 더 큰 권한 달라’, ‘나는 왜 빼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후보는 다 같이 하자는 것인데 후보가 잘못됐나. 누가 잘못했나. 옳고 그름을 판단해야 한다”며 “지금은 무조건 후보의 조그만 흠이라도 감싸고 후보의 진정성과 정의로움을 극대화해 국민에 소구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윤핵관'에 대해 '윤핵관'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김병준 위원장과 이 대표를 저격하고 있는 일에 대해선 "그 인터뷰 자체가 실제 존재한 인터뷰였는지, 그분이 실제 권한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내용인지 그 자체를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뷰 자체에 정당성을 인정한다거나 무게를 크게 두고 이야기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익명에 기대 이야기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며 “나와서 이야기하든지 아니면 가만히 있든지 (하라)”고 쓴소리를 했다.
 
국민의힘이 대선을 100일도 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 자중지란에 빠져들자 당 내에선 "윤석열 후보나 이준석 대표나 둘 다 자기 정치에만 몰두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들끓고 있다. 
 
이 대표는 30일 돌연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무기한 칩거에 들어가 사실상 자당 대선후보를 상대로 선대위 영입 인사와 운영 방식에 불만을 드러내며 압박하고 있는 모양새다. 윤 후보 역시 선대위 구성 과정에서 젊은 당대표의 고언을 무시한 채 측근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선대위 영입 인사와 운영을 독주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이들 두 사람이 선대위를 둘러싼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할 만큼 세련된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 대표의 '잠적'이라는 처신도 문제지만 권력암투를 연상시키는 선대위 인선 등을 둘러싼 파열음이 끊임없이 새어나오도록 혼선을 깔끔하게 정리하지 못한 윤 후보의 정치력 한계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같은 윤 후보와 이 대표 간 신경전을 두고 이미 예견된 일로, 곪을대로 곪은 갈등이 터져나온 것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가 의원들과 삼삼오오 모이면 윤석열캠프가 말을 잘 안 듣는다고 씹고 다닌다"는 얘기가 파다했고 "윤 후보가 사석에서 당대표 권위를 존중하지 않고 무시하고 다닌다"는 말도 공공연하게 흘러나왔다.
 
이날 야권 관계자는 "대선후보가 선출되면 당무 우선권이 발동되고 당연히 윤석열 후보 중심으로 흘러가는 건 뻔한데 당대표가 굳이 자당 대선후보와 각을 세울 필요는 없다"며 "하지만 윤석열 후보가 올드하게 가고 있는 것도 맞는 얘기고, 윤 후보가 제안하는 게 트렌디하거나 이슈가 되는 것도 아니어서 이준석 대표의 지적이 틀린 것은 아니라서 윤 후보가 경청할 필요도 있다. 결국 둘 다 자기 정치에만 몰두하니깐 이런 갈등이 생기는 것 아니겠냐"며 두 사람을 싸잡이 비판했다.
 
윤석열 후보의 '선택의 시간'이 온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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