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
[심일보 대기자]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얼마나 급하게 처리시켰는지, 국민들은 물론, 해당 의원들조차 무슨 법안이 통과되는지 알기 어려운 혼란과 혼동 그 자체였다. 민주당 원안, 국회의장 중재안, 법사위용 민주당 수정안, 그리고 본회의용 민주당 셀프수정안이 졸속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검수완박’ 법안은 ‘검수범벅’ 누더기 법안이 됐다"
 
국민의힘 원내부대표단이 29일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찰개혁법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해 이같이 규정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내놓은 중재안, 법사위에서 통과된 수정안, 마지막 본회의에 올라간 민주당 ‘셀프 수정안’이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늘 한 신문은 "여당은 ‘검찰 개혁의 완성’이라고 포장하겠지만 잠재적 피의자가 벌이는 탈주극의 최종판이란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 5년은 881년 1월 8일, 중국 당나라 왕조 시절 '황소의 난'을 연상케 한다. 
 
황소의 난은 황하 연변의 소금장수 황소가 당 왕조와는 다른 정치를 정치를 하겠다며 반란을 일으킨 사건이다. 황소가 황제가 된 후 그 역시 백성 위에 군림하였다. 10년 간 지속된 황소의 난은 결국 당 왕조에게 좌절되었다. 관군에 되밀린 황소군은 후퇴하면서 금은보화를 길바닥에 뿌리는 작전을 폈다. 관군이 다투어 이를 줍느라 정신이 없는 틈을 타서 황소는 가까스로 군대를 이동시켰다. 반란군은 다시 최초의 봉기 때처럼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신출귀몰하게 치고 빠지는 전술을 구사해서 관군의 토벌을 어렵게 했다.
 
청와대와 민주당은 2019년과 2020년 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조정 법안을 처리하고 나서 정의로운 세상이 왔다는 말들을 쏟아냈다. 그러나 공수처와 검경, 세 축으로 작동한 새로운 사정(司正) 시스템은 ‘정의’와는 거리가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5일 최근 검찰이 발전 자회사를, 경찰이 경기도청을 각각 압수수색한 데 대해 "요즘 수사기관이 벌이는 행태가 목불인견"이라고 비판했다. 윤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이같이 말하고 "당선인 눈치 보기에 급급해 스스로 하명 없는 하명 수사를 하는 것 아닌지, 스스로 정치보복의 도구가 되고자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윤 위원장의 발언이 시발탄이었는지 모르겠으나 ‘윤석열 검찰’의 수사를 받았던 초선 의원들이 검찰 수사권을 박탈하고 수사·기소를 분리하는 ‘검수완박’을 급발진시켰다.
 
여기에 퇴임을 앞둔 문재인 대통령은 연일 공개적으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집무실 이전을 비판하는가 하면, 이른바 검수완박 법안도 퇴임 직전 국무회의를 열어 공포할 예정이다. 야권에선 “권력의 뒤끝이 대단하다”는 말이 나왔다.
 
“이쯤 되면 막하자는 거죠?’’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3년 3월 9일 검찰 개혁 일환으로 마련한 '전국 평검사와의 대화'에서 나온 이 말이 떠오르는 주말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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