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이 7일(현지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2021~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6라운드 리버풀과의 경기 후반 11분 선제골을 넣고 해리 케인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손흥민은 토트넘 선수로는 개러스 베일 이후 처음으로 PK 골 없이 리그 20호 골을 달성했다.
[김숭혜 기자]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의 손흥민(토트넘)이 데뷔 후 처음으로 한 시즌 리그 20골 고지를 밟았다. 이제 손흥민은 역대 EPL에서 단 33명이 갖고 있는 100골을 향해 간다.
 
손흥민은 8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벌어진 리버풀과의 2021~2022 EPL 36라운드에서 후반 11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토트넘이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1-1로 비겼지만 손흥민에게는 의미가 매우 큰 골이었다.
 
처음으로 한 시즌 리그 20골 고지에 올랐다. 동시에 유럽 5대 리그인 EPL, 독일 분데스리가, 스페인 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 프랑스 리그1에서 아시아 선수가 기록한 최초 20골이다.
 
리그 20골은 유럽에서도 특급 공격수의 지표로 통할 수 있는 대단한 업적이다. 이날 득점으로 손흥민은 2021~2022시즌 기준으로 유럽 5대 리그에서 20골 이상을 넣은 11번째 선수가 됐다.
 
우선 EPL 득점 선두인 모하메드 살라(22골·리버풀)가 있다. 손흥민과 마지막까지 득점왕 경쟁을 펼칠 상대다.
 
분데스리가에선 세계적인 공격수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34골·바이에른 뮌헨), 패트릭 쉬크(24골·레버쿠젠), 엘링 홀란(21골·도르트문트) 3명이다.
 
라리가에선 26골로 득점 선두인 카림 벤제마(레알 마드리드)가 유일하고, 세리아A에선 치로 임모빌레(27골·라치오), 두산 블라호비치(23골·유벤투스)가 20골 이상을 기록 중이다.
 
마지막으로 리그1에선 킬리안 음바페(24골·파리 생제르맹), 마르탱 테리에(21골·스타드 렌), 비삼 벤 예데르(21골·AS모나코)이다.
 
특히 손흥민은 페널티킥 득점이 단 하나도 없는 게 남다르다. 손흥민은 앞서 한국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 차범근 전 감독이 가지고 있던 한국 선수의 유럽 리그 한 시즌 최다골 기록을 갈아치웠다. 
 
차 전 감독은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뛰던 1985~1986시즌에 개인 최다 리그 17골을 기록했다.
 
▲ Britain Soccer Premier League
손흥민 EPL 20호골 금자탑, 리버풀과 무승부
 
한편 토트넘이 이번 시즌 EPL에서 4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오는 13일 토트넘 핫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아스날과 홈경기에서 무조건 승리하는 것이 절실해졌다. 아스날이 리즈와 경기에서 승리한다고 전제했을 때 이 경우 승점차가 1로 좁혀지게 되고 아스날이 남은 뉴캐슬 유나이티드, 이버튼 등 두 차례 EPL 경기에서 1승 1무의 경기를 펼치고 토트넘이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이겨야 대역전극을 바라볼 수 있다.
 
그러나 토트넘은 이날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에 0-4로 대패한 6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16승 10무 11패, 승점 58)와 승점차를 4로 벌리며 남은 경기에 관계없이 최소 5위를 확정했다. 맨유는 앞으로 남은 한 경기를 이기더라도 승점 61밖에 되지 않는다. 또 맨유 뒤에 있는 7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역시 3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15승 7무 13패(승점 52)에 그쳐 역시 토트넘을 넘어설 수 없다.
 
반면 토트넘전을 무승부로 마친 리버풀도 올 시즌 쿼드러플(4관왕) 달성에 큰 고비를 맞았다. 이미 리그컵(카라바오컵) 우승을 차지한 뒤 UEFA 챔피언스리그와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모두 결승에 올라있는 리버풀은 EPL에서도 정상에 오르면 4관왕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할 수 있다. 그러나 이날 무승부로 25승 8무 2패(승점 83)가 된 리버풀은 아직 한 경기를 덜 치른 맨시티(26승 5무 3패, 승점 83)에 골득실에서만 1골 앞선 선두가 됐다.
 
맨시티가 오는 9일 뉴캐슬과 경기에서 2골차 이상으로 승리할 경우 승점차가 3으로 벌어질 뿐 아니라 골득실에서도 리버풀에 앞설 수 있기 때문에 EPL 우승에 절대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게 된다. 맨시티는 뉴캐슬전 이후 울버햄튼 원더러스, 웨스트햄, 아스톤 빌라와 경기를 앞두고 있고 리버풀은 아스톤 빌라, 사우샘프턴, 울버햄튼과 맞대결을 남겨두고 있다.
 
토트넘이 4위 싸움에서 어려운 상황을 맞이했다고는 하지만 이 경기 전까지 EPL 15경기 연속 무패(13승 2무)를 내달리던 리버풀을 상대로, 그것도 안필드라는 적지에서 승점을 쌓았다는 것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리버풀이 거둔 두 차례 무승부가 첼시, 맨체스터 시티 등 톱 3에 들어있는 팀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토트넘의 무승부도 그만큼 큰 성과라고 볼 수 있다.
 
전반 38분 버질 반 다이크가 코너킥 상황에서 때린 헤더가 골대를 때리면서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던 토트넘은 전반 42분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의 오른발 슈팅이 왼쪽 골대를 때리며 응수했다.
 
전반을 득점없이 마친 가운데 후반 이른 시간에 손흥민의 선제골이 나왔다. 해리 케인이 아크 정면에서 페널티지역 왼쪽 안으로 침투하던 라이언 세세뇽에게 패스를 전달했다. 세세뇽은 수비의 견제를 받지 않던 손흥민에게 침착하게 어시스트를 전달했고 손흥민의 리그 20번째 골이 완성됐다. 유럽리그에서 차범근 전 감독이 세웠던 한국 헌수 단일 시즌 리그 최다골 기록을 이전 경기에 세웠던 손흥민이 EPL에서 첫 20번째 골을 넣는 순간이었다. 득점왕 경쟁을 벌이는 살라를 2골차로 추격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후반 14분에도 손흥민에게 기회가 왔다. 에메르송 로얄의 크로스를 받은 세세뇽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곧바로 패스를 건넸지만 손흥민이 미처 대비를 하지 못해 슈팅이 골대 왼쪽으로 벗어났다.
 
손흥민의 선제골로 토트넘이 기선을 잡긴 했지만 그 위세는 얼마 가지 못했다. 티아고가 아크 정면에서 내준 공을 루이스 디아스가 슈팅을 날렸고 공은 골키퍼 우고 요리스가 미처 막아낼 틈도 없이 왼쪽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은 후반 34분 공을 몰고 가려다 파비뉴의 팔꿈치에 가격당하는 바람에 통증을 호소한 가운데 더이상 골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후반 추가시간 스티븐 베르흐바인과 교체돼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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