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ritain Soccer Premier League
[김승혜 기자] 아스널과 북런던더비에서 올 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21호골에 성공한 손흥민(30 토트넘)이 아시아 선수 유럽 1부리그 한 시즌 정규리그 최다골과 타이를 이뤘다. 득점 1위 모하메드 살라(리버풀)과도 1골차다. 이제 손흥민은 골든부트(득점왕)와 함께 시즌 최우수선수(MVP)까지 노리게 됐다.
 
손흥민은 1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핫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날과 2021~22 EPL 홈경기에서 후반 2분 팀의 세 번째 골을 넣으며 3-0 완승을 견인했다.
 
손흥민은 전반에 해리 케인의 페널티킥 선제 결승골을 유도하는 파울을 유도한 뒤 자신을 밀착마크하던 롭 홀딩의 퇴장까지 이끌어내며 아스날을 농락했다. 케인의 두 번째 골 역시 손흥민의 날카로운 코너킥 크로스가 발단이 됐다. 손흥민이 비록 아스날과 경기에서 EPL 사무국이 팬 투표로 선정하는 '킹 오브 더 매치'를 케인에게 내주긴 했지만 사실상 경기를 지배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무엇보다도 손흥민은 이날 득점으로 숱한 기록을 만들어냈다. 가장 큰 것은 역시 살라와 득점왕 경쟁을 2파전으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18골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15골을 넣은 사디오 마네, 지오구 조타(이상 리버풀), 케인, 케빈 더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가 있긴 하지만 1, 2경기만 남은 상황이라면 손흥민과 살라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고 봐도 좋다.
 
일정상 손흥민이 약간 유리하다. 당장 오는 15일 번리와 경기가 체력적으로 부담이 가는 상황이긴 하지만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이를 위해 아스날전에서 손흥민을 72분만 활용하고 교체시켰다. 손흥민이 체력을 아끼고 번리전에 집중한다면 살라를 따라잡을 수 있다. 게다가 마지막 경기가 강등권에 있는 노리치 시티와 경기여서 득점 몰아치기도 가능하다.
 
이에 비해 살라는 최근 득점력이 크게 저하된데다 남겨둔 경기를 위해 체력을 안배해야 한다. 오는 15일 첼시와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결승전에 집중해야 하고 이후 사우샘프턴, 울버햄튼 원더러스와 경기를 치러야 한다. 레알 마드리드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도 있다. 
 
리버풀의 EPL 우승이 사실상 힘들어진 상황에서 위르겐 클롭 감독이 살라를 FA컵 결승전과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집중하도록 한다면 손흥민은 더 유리해진다. 살라가 남은 EPL 2경기에서 선발이 아닌 교체로 나설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살라가 EPL에서 출전시간이 줄어든다면 올 시즌 EPL 득점이 22골에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손흥민은 토트넘 선수 가운데 EPL 득점 공동 3위까지 뛰어올랐다. EPL에서 통산 91골을 넣으며 저메인 데포, 로비 킨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손흥민이 한 골만 더하면 단독 3위까지 뛰어오르며 사실상 토트넘의 레전드로 남게 된다.
 
손흥민은 EPL 100골 기록에도 9골차로 다가섰다. 호날두 조차도 올 시즌에서야 100골 클럽에 가입했을 정도로 특별한 기록이다. 한국인 선수가 이 기록을 달성한다는 것도 역시 대단한 기록이 아닐 수 없다.
 
또 손흥민은 올 시즌 페널티킥 득점 없이 EPL에서 21골을 기록했다. 가레스 베일이 지난 2012~13 시즌에 기록한 것과 같은 기록이다. 손흥민은 이제 한 골만 더하면 베일의 기록까지 뛰어넘게 된다.
 
이대로라면 손흥민이 올 시즌 EPL에서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할 가능성도 있다. 토트넘이 우승권 경쟁에 있는 팀이 아니라는 것이 걸림돌이지만 베일도 2012~13 시즌에 MVP에 선정됐을 당시에도 토트넘의 순위는 5위였다. 손흥민이 득점왕에 오르기만 한다면 MVP에 오를 자격이 충분하다. 
 
최근 영국 언론은 물론이고 가브리엘 아그본라허 등 전문가들도 손흥민이 지나치게 저평가되어 있다며 찬사를 보내고 있어 EPL에서 아시아 선수 첫 득점왕 및 MVP 수상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손흥민이 대기록을 달성한다면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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