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추경안 및 기금운용 계획안의 주요 내용 설명을 위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김민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취임 후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경제’와 ‘위기’, ‘국민’, ‘개혁’, ‘협력’을 자주 언급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 이후의 경제 회복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윤 대통령은 이날 취임후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진정한 자유민주주의는 바로 의회주의라는 신념을 갖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총 18차례 박수로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15분간 연설 뒤 국민의힘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의원들과 일일이 웃으며 악수했다.
 
윤 대통령은 연설에 앞서 민주당 의원들 사이로 입장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를 비롯해 통로에서 기립한 민주당 의원들과 악수로 인사를 나눴다. 국민의힘에선 윤 대통령의 등장에 박수와 함께 환호가 이어졌다.
 
윤 대통령이 단상에 오르자 국민의힘 측에서 큰 환호성이 울렸다. 이후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과 정의당 쪽을 바라보며 두 차례 고개 숙여 인사했다.
 
윤 대통령이 박병석 국회의장에 등을 지고 마이크 앞에 서려 하자, 박 의장은 “대통령님, 의장께도 인사를”이라고 말했고 윤 대통령은 곧장 뒤돌아 인사했다. 이 과정에서 의원들 사이에서 큰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날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은 역대 대통령중에서 최단기간 이뤄졌다. 코로나19로 인한 소상공인 자영업자에 대한 손실보상을 핵심으로 하는 2차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위한 협조가 어느 때보다 시급하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저는 법률안, 예산안 뿐 아니라 국정 주요 사안에 관해 의회 지도자와 의원 여러분과 긴밀히 논의하겠다. 마땅히 그래야 한다"고 했다. 
 
이어 초당적 협력을 요청하며 영국 보수당과 노동당을 예로 들었다. 
 
윤 대통령은 "2차 세계대전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영국 보수당과 노동당은 전시 연립내각을 구성하고 국가가 가진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위기에서 나라를 구했다"며 "지금 대한민국에는 각자 지향하는 정치적 가치는 다르지만 공동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기꺼이 손을 잡았던 처칠과 애틀리의 파트너 십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추경안 통과를 위한 협조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제가 오늘 설명 드릴 추경안은 우리 앞에 놓인 도전을 의회주의 원리에 따라 풀어가는 첫걸음으로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 국민은 모두가 힘들었던 코로나 상황 속에서 너나 할 것 없이 이웃들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피해는 기꺼이 감내했다"며 "이제는 정부와 국회가 나설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희생이 상처가 아닌 자긍심이 남도록 마땅히 보답해야 한다"라며 "민생 안정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는 점을 고려해 추경이 빠른 시일 내에 확정될 수 있도록 국회의 협조를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했다. 
 
또 "우리는 여야가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민생 앞에서는 초당적 협력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온 자랑스런 역사가 있다"며 "이 자리가 우리의 빛나는 의회주의 역사에 자랑스러운 한 페이지로 기록되도록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연설을 마치고 윤 대통령은 본회의장을 빠져나갈 땐 국민의힘 쪽 통로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박수로 화답했고, 일부 의원들은 두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후 민주당, 정의당 의원들의 자리로 이동해 밝은 얼굴로 악수했다. 정의당 의원들은 악수 후 박수로 화답한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악수만 응한 채 대부분 손뼉을 치지 않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장을 빠져나갈 때까지 박수로 윤 대통령을 배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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