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이번엔 꼬~옥..."
[김민호 기자]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24일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 급락과 관련, "물론 상당한 보수 층에서 보수 측 후보를 지지할 수 있지만 만약 자기들이 선택 잘못했을 때는 많은 공포증을 가지고 있는 문재인 후보가 당선된다고 했을 때 다시한번 유권자들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고 하면 안철수 후보가 결국 당선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과연 그럴까?

그러나 박 대표의 기대와 달리 문 후보와의 지지율과 격차가 커지면서 안 후보 지지층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23일 조선일보가 칸타퍼블릭(옛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1~22일 19대 대선 출마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 37.5%, 안 후보는 26.4%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 후보는 지난 14~15일 조선일보·칸타퍼블릭 5자 대결 조사에서 36.3%를 얻어 1.2%P 상승했으나 안 후보는 31.0%에서 4.6%P 하락했다. 두 후보의 지지율 차이는 11.1%P로 이는 오차 범위(±3.1%포인트)를 벗어나는 수치다. 

판세 변화는 연령별로 50~60대 이상, 이념 성향별로 보수층의 표심(票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조사에서 문 후보와 안 후보 지지율은 20대는 41.2% 대(對) 19.3%, 30대는 50.1% 대 20.1%, 40대는 51.8% 대 19.6% 등으로 이전 조사와 마찬가지로 문 후보가 강세였다.

50대에선 안 후보(34.2%)와 문 후보(30.9%)가 비슷했고 60대 이상은 안 후보 35.5%, 문 후보 18.5% 등이었다. 지난주 조사에선 안 후보가 문 후보를 50대에서 42.5% 대 26.6%, 60대 이상도 42.1% 대 11.3%로 압도했지만 이번에는 차이가 좁혀졌다.(이 조사는 유선전화 및 휴대전화 RDD(임의 번호 걸기)를 활용해 전화 면접으로 전국 19세 이상 103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5.3%다. 그 외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참조할 수 있다.)

"제가 '갑철수'입니까? 'MB아바타'입니까?"

무려 38.477%의 시청률을 보인 3차 대선후보 토론에서 안 후보는 최근 문 후보 측의 네거티브 지시 논란이 제기됐던 문건을 들어 보이며 "조직적으로 국민 세금을 가지고 네거티브와 비방을 한 증거가 있다"면서 "이걸 지역 위원장에게 배포한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문 후보는 이에 "안 후보는 계속 과거 이야기를 하고, 주제에서 동떨어진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후보의 다급함이 보이는 대목이었다. 결국 이날 안 후보는 자신을 향한 네거티브를 지적하며 문 후보를 공략하려 했으나, '갑철수'와 'MB(이명박 전 대통령) 아바타'라는 말만 남겨버렸다.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고 했을 때, 코끼리만 기억에 남는 효과가 발생해버린 것이다.

안 후보는 "미래를 책임지겠다"면서 스스로 네거티브 전략을 구사하면서 과거를 물고 늘어진 것이다.

지난 21일 한국경제 이제창 정치선임기자는 안 후보의 지지율 급락은 대체로 세가지 이유로 분석했다.

우선 중도·보수세력에 안정적 이미지를 확고히 심어주지 못했다는 점이다. 안 후보의 지지율 급등의 가장 큰 동력은 “문 후보보다는 안 후보가 안정적”이라는 이미지와 기대감이었다. 안 후보는 이런 중도·보수의 기대감을 채워주지 못했다. ‘보좌진 상대 갑질’ 논란과 ‘김미경 교수 특혜채용’ 의혹, ‘단설 유치원 신설 자제’ 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안정적 이미지가 흔들렸다. 중요한 변곡점이었던 1, 2차 TV토론에서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오히려 문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 중 하나가 준비된 대통령 등 안정적 이미지였다.

어차피 안 후보 지지세력은 연합군이다. 특히 보수층이 안 후보를 지지하는 매개는 반문재인 정서와 당선 가능성이다. 당연히 표의 결집력이 떨어진다. 어차피 안 후보는 보수층엔 최선이나 차선이 아닌 최악을 피하기 위한 차악의 선택이다. 안 후보 지지의 동력이었던 당선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중도 보수층의 이탈이 시작된 것으로 해석된다.

안 후보의 어정쩡한 스탠스가 진보표는 날리고 보수표는 더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안 후보는 진보표와 보수표를 동시에 추구하면서 보수와 진보 사이서 ‘외줄타기’를 하는 형국이다.

이제 안철수 후보는 자기 색깔을 보여야 한다.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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