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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IS】대북확성기 수주비리 전모..."이런 인간들이 나라 지켰다니"

기사승인 2018.05.13  12:5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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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희 기자]역사적인 판문점선언에 따라 가장 먼저 대북-대남 확성기가 지난 4일 전면 철거됐다. 한국이 최전방지역에서 운용했던 고정식 및 이동식 확성기 40여 대가 4일 철거됐고, 북한도 우리보다 약간 앞서 같은 날 40여 대 철거를 마쳤다.

이 과정에서 제 주머니부터 챙긴 심리전담반의 반역적 뇌물잔치를 벌인 썩은 군인들의 실체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앞서 지난 11일 확성기 납품업체와 브로커역할을 한 하도급업체대표, 국군심리전단장등이 구속되고, 국회의원의 보좌관은 불구속 기소되는 등 비리로 얼룩졌음이 드러났다고 선데이저널이 전한 바 있다 .

이들은 박근혜 정부 시절 166억원 규모 군 대북확성기 사업 입찰정보를 미리 빼내 평가기준을 유리하게 고쳐 낙찰받고, 외산 부품이 사용된 성능 미달 제품을 '국산'으로 둔갑시켜 군에 납품한 확성기 제조업체 대표 등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검사 이용일)는 국군 대북확성기 사업 수주업체인 A사 대표 B씨 등 임직원 5명을 입찰방해·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날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2016년 2월부터 12월까지 대북확성기 도입사업을 추진하면서 성능평가 항목을 바꾸는 방법 등으로 주식회사 인터엠이 사업자로 선정한 것과 관련, 인터엠 대표 조모씨 등 모두 7명을 기소했다.

검찰은 지난 3월 29일 국군심리전단 관계자와 공모해 공사업체를 알선하고 수십억 원의 뒷돈을 받아 챙기는 브로커역할을 한 정보통신공사업체 대표 안모씨와 폐쇄회로 설치 업체의 대표를 구속한데 이어, 지난달 13일에는 국군심리전단장으로 재직하면서 브로커들의 청탁을 받아 특정업체에 이권을 준 권모 육군대령을 구속하고 심리전단 작전과장으로 공모한 육군중령 송모씨를 불구속했다.

또 지난달 18일에는 입찰 로비 등 청탁에 관여하고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송영근 전 국회의원의 보좌관은 구속영장이 기각돼 불구속 기소했다. 또 지난달 25일 인터엠 조모대표는 구속, 수천만 원의 뇌물을 받은 경기양주시의회 임모씨도 구속영장이 기각돼 불구속됐다. 지난해 군 당국의 자체조사 때는 경리담당 부사관 1명이 구속돼 벌금형에 그쳤지만 검찰이 수사에 나서자 무려 4명 구속, 3명 불구속 등 7명이 적발됐다. 군이 스스로 조사해 솜방망이처벌을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것이다.

한편 검찰 관계자는 "위법하게 낭비된 국방예산 및 범죄수익에 대해 국가소송 및 추징보전을 통해 환수할 예정"이라며 "사업과정에서 드러난 합참 민군작전부의 부적절한 지휘감독, 국군재정관리단의 계약 업무에 대한 문제점을 국방부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도대체 대북확성기도입사업, 어디서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본보 확인결과 당초 이 사건은 국회가 비리의혹을 적발, 지난해 9월 1일 감사원에 감사요구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는 감사원에 첫째 입찰과정에서 특정업체에 대한 특혜의혹, 둘째 시장가격과 계약가격 등을 고려했을 때 계약업체가 최소 80억원이상의 부당이득을 취했고, 이로 인해 국고손실을 입었다는 의혹, 세째 납품된 확성기의 성능미달이 의심되므로 현재 납품돼 운용 중인 대북확성기 40대의 전수조사 등을 요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평가제안서 조작 통해 수십억 착복

이에 따라 감사원은 국방부 국군심리전단, 국방부 국군재정관리단, 합동참모본부 및 예하부대, 대북확성기 계약업체인 인터엠등을 대상으로 9월 18일부터 28일까지 실지감사에 필요한 자료를 수집한 뒤 10월 16일부터 11월 24일까지 30일간 실지감사를 펼쳤다. 감사원 감사결과 국방부는 2016년 4월 26일 인터엠과 고정형 확성기 제조설치계약을 106억여원에, 기동형 확성기 제조납품계약을 68억여원등 174억여원에 계약했고 같은 해 12월 8일 전력화를 완료했다.

이 과정에서 국방부는 2016년 3월 7일 육해공군의 장비 획득예산 204억여원을 통신전자장비 획득예산으로 집행계획을 변경한 뒤 3월 17일 국군재정관리단에 대북확성기 계약을 의뢰했고, 국군재정관리단은 4월 4일 긴급입찰공고를 한 뒤 제안서 평가를 통해 4월 20일 인터엠을 낙찰업체로 선정했고, 4월 26일 계약을 체결했다. 그뒤 입찰에서 탈락한 업체의 투서 등이 제기됐고, 감사원 감사결과 상당부분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입찰부정이었다. 국군심리전단은 2016년 3월 17일 제안서 평가기준과 배점 등 제안요청서를 국군재정관리단에 넘겼다. 그러나 국군심리전단은 3월 21일 브로커 안모씨와 CCTV설치업체 등으로 부터 인터엠에 유리하게 작성된 평가기준과 배점 등을 이메일로 넘겨받은 뒤, 3월 28일 이를 그대로 반영해 국군재정관리단에 수정 계약을 요청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답안지를 제출할 학생이 스스로 시험지를 만든 것이나 마찬가지다.

국군심리전단은 인터엠측의 로비를 받은 뒤 당초 평가기준에 없던 ‘제품선정의 적정성’ 항목을 추가해 18점을 배정하고, 최초 제안서에 유지보수지원은 20점이 배정된 지원부분의 4개 평가항목 중 1개에 불과했지만, ‘유지보수계획’ 평가항목으로 변경, 20점을 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정학생이 시험에 1등을 하도록 특정학생 요구대로 시험문제를 바꾼 셈이다.

국군심리전단 ‘특정업체 특혜’ 의혹 무시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입찰에 참여한 5개 업체 중 인터엠만 KS인증을 보유하고 있어 18점을 거저먹었고, 경기와 강원지역에 9개 대리점을 보유한 인터엠이 유지보수계획에서도 절대적으로 유리했다, 이 같은 입찰규정이 공개됐을 때 입찰 참여업체들이 ‘일부 기업을 봐주려는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됐음에도 국군심리전단은 이를 무시했다. 이에 따라 18점이 배정된 제품선정 적정성에서 인터엠은 16.8점을 얻은 반면, 나머지 4개업체는 3.2점에서 10.4점을 받았고, 유지보수계획에서도 인터엠이 17.78점을 받았으나 나머지 업체는 모두 12점도 받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짜고 친 고스톱이었던 셈이다.

이 과정에서 인터엠의 수주를 위해 로비를 한 업체는 2016년 5월 인터엠으로 부터 67억원 상당의 하도급을 받았다. 이처럼 하도급을 주기 위해서는 발주부서의 사전승인이 있어야 하지만 인터엠은 이를 무시했고, 하도급 액수도 과도하게 책정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도급을 받은 업체는 또 다른 업체에 일부공사를 14억원에 재하도급을 줬지만, 실제로는 14억원의 14분의 1에 불과한 1억천만원만 재하도급 업체에 지불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외에도 로비에 참여한 또 다른 인물은 확성기설치 명목으로 28억여원어치의 공사비를 수주했지만 실제 공사에 지출한 돈은 5억원이어서 23억원이상의 이득을 올렸고, 적정최대이윤 25%를 고려하더라고 21억8천만원의 부당이득을 얻은 것으로 확인됐다.
주계약자인 인터엠의 음향장비 제조금액도 71억여원으로, 음향장비에 42억천여만원, 개발비에 9억3천만원, 판매관리비에 13억원 등이 책정된 것으로 드러나, 개발비와 판매관리비가 지나치게 많이 들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고정형 확성기 방음벽설치도 주먹구구식

대북 확성기 외에 고정형 확성기의 방음벽설치도 주먹구구식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군은 대북 확성기 방송이 북쪽이 아닌 남쪽으로 울려 퍼져 주민들의 피해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방음벽을 설치하기로 하고 지난 2016년 5월 11일 조달청 나라장터에서 방음판 가격을 조사한 뒤 이튿날 최저가업체와 7억2천여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국군심리전단은 5개의 방음판업체 가격을 조사한 뒤, 현장설치까지 포함, 1장당 19만4천원을 제시한 업체가 최저가라며 이 업체와 계약했지만, 방음판크기 등을 고려할 경우 5개업체 중 가장 비싼 업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 조사결과 국군심리전단은 가격비교 때 방음판 규격은 점검하지 않고, 개별 단가만 계산했다는 것이다. 차를 구입할 때 벤츠냐 현대차냐를 구분하지 않고 그냥 차 값이 저렴한 업체라고 무조건 산 것이나 마찬가지다.

공교롭게도 납품업체로 선정된 업체의 제품규격과 국군심리 전단이 요구하는 규격이 똑같았고, 나머지 업체의 제품은 규격이 최고 2배까지 컸던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이 이에 대해 동일규격을 적용해 단가를 확인한 결과, 납품업체로 선정된 회사의 단가가 19만4천원으로 가장 비쌌고 나머지 4개 업체는 최저 6만천원에서 최대 12만원에 불과했다.

국군심리전단이 최저 1.5배에서 최대 3배 비싸게 방음판을 구매한 것이다. 방음판외에 금속기 등 부속자재의 가격도 납품업체가 월등히 비싼 것으로 드러났다. 단가가 12만원으로 두 번째 비싼 업체와 계약을 했더라도 가격은 4억8900여만원, 따라서 국고가 2억3600여만원 낭비된 것이다.

방음판 금속기둥 제품 실제보다 적게 납품

감사원이 방음벽을 직접 검수한 결과도 놀랍고 충격적이다. 1680개가 납품돼야 할 방음판은 1440개밖에 납품되지 않았고, 1464개가 납품돼야 할 금속기둥A형이 504개만, 480개가 납품돼야 할 금속기 등 C형은 168개만 각각 납품됐다. 특히 금속기둥 B형은 528개를 납품한다고 하고는 단 한개도 납품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즉 2억8백여만원어치의 제품을 적게 납품하고 부실시공한 셈이다.

이처럼 대북확성기 사업은 감사원 감사결과 비리로 얼룩졌다. 이 과정에서 특정업체를 특혜 선정하는데 뇌물을 줬을 것은 자명한 일이다. 감사원의 고발을 접수한 검찰이 수사를 통해 금품 수수를 밝혀내고 관련자 7명을 적발, 기소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뇌물액수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검찰이 기소 전에 이를 공개할 수 없지만 재판과정에서 구체적인 수뢰내역이 드러날 것이 다. 남북이 평화와 번영을 위한 첫 조치로 대북확성기를 철거했지만 대북확성기의 이면은 더러운 비리가 가득했다.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가 찾아들지 않는 한 군비경쟁은 불가피하며, 이 같은 비리는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다.

 

신소희 기자 roryrory08@naver.com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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