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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 전·현직 임원, 청탁받고 대규모 특혜채용, 노조위원장도 가담

기사승인 2018.05.15  16:4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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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영 기자]현대판 음서제인가? 수서 고속철도 사업자인 (주)SR에서 전·현직 임원이 연루된 대규모 채용비리가 발생했다는 수사 결과가 나왔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SR 전 영업본부장 김모(58)씨와 전 인사팀장 박모(47)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하고, 노조위원장 이모(52)씨, 김복환 전 대표이사 등 1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15년 7월부터 2016년 9월까지 SR 신입·경력직 공개채용 과정에서 청탁을 받고 24명을 부정채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영업본부장 겸 상임이사였던 김씨는 지인의 인사청탁을 받고 자신이 지위를 남용, 2016년 신입·경력직 공채 과정에서 당시 인사팀장 박씨에게 합격인원과 평가 순위를 조작하도록 지시했다.

박씨는 김 전 대표이사, 김 전 영업본부장 등 임원진들로부터 "지인, 친인척을 합격시켜라"는 지침을 받고 평가 점수나 면접점수 조작 등의 방법으로 부정 채용에 관여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특히 박씨는 채용 과정 중 서류평가 등을 위탁받은 외부업체 2곳으로부터 영어성적증명서, 자기소개서 평가 점수 등을 넘겨받아 수정하기도 했다.

노조위원장도 억대 뒷돈을 받고 채용비리에 가담했다.

경찰에 따르면 노조위원장 이씨는 지인 등 11명으로부터 "자녀들을 합격시켜 달라"는 청탁과 함께 부정 채용을 돕는 대가로 1억230만원을 받아 챙겼다. 경찰은 이씨의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점을 발견하고 근로감독관에게 통보했다.

SR의 채용비리 실태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면접 점수를 조작하거나 서류 점수가 합격선에 도달하지 못하면 상위 득점자들을 고의로 탈락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청탁받은 지원자들을 부정 합격시켰다. 이런 방법으로 상위 득점자를 탈락시켜 105명의 지원자가 부당하게 불합격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또 청탁 지원자가 면접에 불참했는데도 허위로 면접점수를 높게 줘 합격시키기까지 했다. 일부 임원들은 면접장에 찾아가 특정 지원자를 지목하며 "이 사람 합격시켜라"고 면접위원들에게 강요했다.

그중 김 전 영업본부장은 청탁을 받은 지원자들을 사전 내정한 후 명단에 '영'(영업본부장이 청탁받은 지원자), '위'(노조위원장이 청탁받은 지원자) 등으로 표기해 인사팀에 전달하기도 했다.

경찰은 임원진의 지시에 따르지 않으면 인사상 불이익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면접위원들이 부당한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이 채용 청탁을 받아 부정하게 채용한 지원자들의 다수는 코레일과 SR 고위 간부들의 지인 또는 가족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코레일로 수사를 확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채용비리에 연루된 12명이 코레일 출신인 점, 특히 현직 노조위원장이 과거 코레일 노조 서울지부장을 맡았던 점을 감안하면 코레일에도 채용 비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채용 청탁자 중에는 현직 코레일 간부도 있었다”며 “현재 수사는 SR이 대상이지만 채용 비리 연루자들이 전직 코레일 출신이고 1회성 수법이 아닌 점 등을 고려해 코레일로 수사를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불구속 입건된 노조위원장 이씨 등 13명이 김 전 영업본부장 등과 공모 관계였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보강 조사를 진행한 후 검찰에 추가 송치할 방침이다.

한편 부정채용을 통해 입사한 24명은 모두 재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SR측은 경찰 수사 통보와 함께 이들을 직무 배제하고 향후 퇴출시킬 방침이다. SR 관계자는 “채용 청탁자들이 향후 기소될 경우 12명을 비롯해 부정채용된 것으로 파악되는 24명에 대해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퇴출 조치를 진행할 것”이라며 “채용비리로 인한 피해자를 대상으로 구제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미영 기자 leemy0000@naver.com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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